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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NGSSAEM』

[서울여행] 나홀로 지하철 탑승기

방쌤의 서울여행


서울여행 / 서울지하철 / 지하철환승

내 인생 최초 지하철 탑승기


 

 

이번에 서울여행을 하면서 또 최초로 시도해본 일이 하나 생겼다. 사실 나는 고등학교를 졸업하면서 바로 운전면허증을 취득했고 우리나라 구석구석 여행을 많이 다닌 편이었지만 대부분 차를 가지고 이동을 했기 때문에 대중교통을 이용해본 기억은 사실 거의 없다. 붐비는 곳을 그렇게 좋아하는 것도 아니고 사람들에게 치이면서 여행의 기분을 망치고 싶지는 않아서 항상 자차를 고집하는 편이다. 그래서 보통 차를 회수하러 가는 길에도 조금 비싸도 택시를 이용하는 편인데 오늘은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 그냥 '지하철' 이라는 이름이 아이가 어떻게 생겼는지 너무 궁금해졌다. 사실 그리 멀지도 않은 거리라 길을 잃고 방황할 일은 없을 것이라는 생각도 들고 해서 굳게 마음을 먹고 지하로 이어지는 낯선 길에 발걸음을 살~짝 들여놓았다

 

하지만 심장은 콩닥콩닥...

나 사실 은근 소심하다ㅡ.ㅡ;;;

 

 

 

 

드디어 처음 대면하는 지하철의 세계로 통하는 입구. 별것도 아닌데 왜 이렇게 긴장이 되는거지. 한 겨울인데 등에서는 땀이 삐질 흘러내리는 기분이다

 

 

 

 

음...긴장하면 안된다. 쬐그만한 애기들도 잘만 타고 돌아다니는 지하철이다. 그 동안 돌아다닌 내공이 있지... 꼼꼼하게 둘러보고 서두르지만 않으면 나에겐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아무리 눈 뜨고 코 베인다는 서울이지만 정신만 차리면...정신만 차리면...

 

근데 무슨 통로와 출입구가 이리도 많은 건지...ㅡ.ㅡ;;;

 

 

 

 

일단은 지도와의 접선. 지나서 생각해보니 앱도 있고 사용할 수 있는 것들이 정말 많았는데 그 당시에는 머리 속에 아무 것도 떠오르지 않았다. 그 당시 떠오른 생각은 '빨리 지도를 찾아서 길을 찾자! 그리고 이 어두운 지하에서 빨리 탈출하자!' 밖에 없었다. 지도를 외울 기세로 미동도 없이 한 동안 뚫어져라 이 아이만 째려보고 있었다.

 

가는 길은 굉장히 가까웠다. 고작 4구간! 하지만... 그 중간에 또 하나의 위기가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환승' 이었다. 일단 환승이라니...갈아타는 것이라는 것은 알겠는데 어디서 뭘 어떻게 갈아타야하는 것인지는 전혀 감이 오질 않았다. 뭐 일단 닥치는대로 가보기로 하고 이제는 표를 끊어야 할 시간!

 

 

 

 

교통카드 따위가 내게 있을리가 만무하다. 가까이 주위를 둘러보니 무인발매기가 떠~억. 생각보다 사용하기도 편리했다. 만원권도 사용이 가능해서 잔돈 때문에 걱정해야 할 일도 없었다. 예전에 천원짜리가 없어서 만원짜리로 버스를 탔다가 입구에 서서 타시는 분들께 천원짜리를 아홉장 받아봤었던 기억이 있기 때문에 대중교통 이용시 잔돈에 대한 트라우마가 생긴것 같기다하다

 

 

 

 

짜잔~ 색깔도 화사하다! 무사히 교통카드를 발급받은 기념으로 찰칵! 역사적인 순간이다. 근데 무슨 도둑넘도 아닌 것이...실내로 들어와서도 장갑을 그대로 끼고 있다. 역시 아직은 몸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는 의미

 

 

 

 

음...난 어디로 가야하지? 또다시 위기에 봉착했다. 내가 가려는 곳은 동대문인데...왼쪽은 안국... 오른쪽도 또 다른 이름이었다. 내가 갈 곳은 동대문인데...내가 갈 곳은 동대문인데...ㅜㅠ 다시 지도를 찾아 잠시 헤메이는 방황의 시간을 가지고... 안전하게 맞는 방향을 찾아 지하철에 탑승

 

 

 

 

일단은 환승을 위해 종로5가 였나? 하여튼 그 곳에서 무사히 하차를 완료. 갈아타는 곳이라고 적힌 친절한 표시들을 군데군데서 발견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번에는 친절하게도 '동대문' 이라고 적힌 안내판을 만날 수 있어서 마음도 더 편안했다^^

 

시청, 서울역, 용산, 신도림, 구로... 다들 정말 많이 들어본 곳들의 이름들이다. 물론 아직 가본 적은 없지만~^^ 아, 신도림은 가봤구나. 왜 갔었는지는 전혀 기억이 나질 않지만...ㅡ.ㅡ;;

 

의정부는 군생활 하던 시절 포천으로 들어가는 통로로 여러번 가봤고, 도봉산은 등산하러 가봤고, 동대문은 가끔 쇼핑하러 가봤고... 와~ 생각보다 내가 서울에서 가본 곳들이 많이 있다는 생각에 신기한 기분이 드는 순간이었다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드디어 동대문에 도착! 휴~

 

 

 

 

보증금 환급기

사실 나는 전혀 생각도 않고 있었다. 그냥 카드는 사용하고 난 후에 버리는 건줄 알았는데 이렇게 보증금으로 500원을 다시 돌려준다. 처음 만나는 이런 모습들이 하나하나 모두 너무 신기할 따름이다. 물론 매일 이용하시는 분들께는 너무 당연하고 반복되는 일상 중 하나에 불과하겠지만 생에 처음으로 만나는 지하철의 풍경은 하나하나가 신기함 그 자체였다. 괜히 한 번 타보고 나니 또 타고 싶어지더라는... 뭐 이 아이가 놀이기구는 아니지만...ㅡ.ㅡ;ㅎㅎ

 

 

 

 

그래서!!!

다음날에는 조금 더 가벼워진 발걸음으로 다시 지하철을 찾았다. 이제 두번째 만남이라 그런지 훨씬 더 익숙해진 모습이고 어제의 그 가슴 쿵쾅거림도 이제는 어느정도 안정이 된 모습이다. 콧노래까지 흥얼거리며 이제는 나도 지하철을 이용하는 서울시민에...준...하는 사람이다... 뭐 이런 기분을 즐기면서 어제와는 다른 가벼운 마음으로 다시 지하의 공간으로 내려간다

 

 

 

 

어라~ 오늘은 연두색이다. 카드의 색깔도 다양한가보다. 카드의 아래쪽을 보니 보증금 환급기에서 500원을 받아가라는 글귀가 나름 하이라이트 표시도 되어서 적혀있다. 어제는 사실 이런 세세한 것들까지 찾아 볼 여유가 없었다. 무조건 안전한 탈출이 우선이었기 때문에... 그래도 오늘을 조금 마음의 여유가 있으니 이런 것들도 눈에 들어오는 모양이다

 

개인적으로 주황색 보다는 연두색이 더 마음에 들었다. 보증금 받지 말고 그냥 기념으로 하나 가져갈까? 라는 생각도 들었던 순간

 

 

 

 

이제 난 내가 어디로 가야하는지 정확하게 알고있다. 괜히 속으로 혼자 웃음이 터지던 순간!

 

 

 

 

혼자 사진도 찍으면서 여유를 즐기는 편안함~ 뒤에서 할아버지가 '촌넘...지하철 첨 타는구먼...' 이라는 눈빛으로 바라보고 계시다.

 

 

 

 

오늘은 어제와는 비교도 안되는 난코스들이 가득하다. 어제는 1번이었지만 오늘은 2번의 환승! 그 험난한 길을 거쳐야 오늘의 목적지에 무사히 도착할 수 있다. 주황색라인을 찾아서 끝없이 걷고 또 걷는 길. 사실 그렇게 크게 방황하지는 않았다. 다만 상당히 눈에 익은 물건을 파시는 아주머니를 3-4번 목격했다는 사실만 제외하면...

 

서울에 아는 사람 하나 없는 나인데 왜 저 아주머니는 이렇게 눈에 익지? 하면서 곰곰히 생각을 해보니 내가 그 곳을 벌써 3번째 지나가고 있었다. 원형으로 되어있는 곳이었는데 반대쪽 계단으로 올라갔다가... 그 반때쪽 계단으로 다시 내려왔다가... 혼자 계속 뺑뺑이를 돌고 있었던 것이다ㅡ.ㅡ;; 그래.. 이상하게 환승구간인데 그 거리가 너무 심하게 멀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도가도 계단이 계속 나왔으니 말이다. 사실 속으로 '와~ 서울사람들은 정말 대단하구나.. 그래서 항상 그렇게 바쁘게 뛰듯이 다니는 거구나...' 라는 생각이 잠시 들기도 했다. 근데 알고보니 나 혼자만의 뺑뺑이였다니...조금 부끄러웠다

 

 

 

 

창신역에 무사히 도착~하핫^^

어둠 속에 갇혀있다 빛이 가득한 화사한 세상으로 발걸음을 내딛는 기분이다

 

 

 

 

엇... 마을버스 정류장이다. 낙산공원까지는 택시를 타고 올라가려 했었는데 기왕 이렇게 된거 마을버스까지 접수를 하나? 그래! 지하철에 이어서 마을버스도 한 번 타보도록 하자. 근처에 계시는 분께 여쭈어보니 버스요금은 850원이고 버스도 5-6분에 한대씩 다닌다고 한다. 급하게 잔돈을 준비하고 잠시 기다리니 자그마한 마을버스가 도착

 

 

 

탑승완료!

전국 어디를 가나 만날 수 있는 뽀글뽀글 빠마머리의 아주머님을 뵈니 괜히 마음이 편~~안해진다ㅎ. 사람 사는 곳 다 똑같구나... 라는 생각도 들고~

 

고민고민 하다가 드디어 이용해본 서울의 대표적인 대중교통수단인 지하철, 그리고 마을버스. 내가 생각했던 것 보다 너무 편리하고 좋았던 것 같다. 물론 출퇴근 시간에는 지옥철이 된다는 이야기는 종종 들어봤지만 낯 시간에 여행을 하면서 만난 조금은 한산한 지하철의 풍경도 나름 괜찮았던 것 같다. 앞으로는 서울을 여행하게 되면 꽤나 자주 이용하게 되지 않을까 라는 생각도 들고...

 

이상 지방청년의 신기하고 즐거웠던 지하철 첫 탑승기였습니다^^

 

소중한 공감클릭 하나

혼자 타는 지하철도 두렵지 않아요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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