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다, 너무 아프다. 제주 알뜨르 비행장, 그리고 섯알오름아프다, 너무 아프다. 제주 알뜨르 비행장, 그리고 섯알오름

Posted at 2020. 2. 24. 12:49 | Posted in 『HerE & TherE』


방쌤의 여행이야기


제주 알뜨르 비행장 / 제주 섯알오름

제주 4.3사건 / 알뜨르비행장 / 섯알오름

제주 알뜨르비행장, 섯알오름







아름다운 볼거리와, 맛있는 먹거리들이 가득한 인기 여행지 제주. 하지만 겉으로 보이는 지금의 그 화려한 모습과는 많이 다른, 가슴 아픈 사연들을 유난히 많이 가지고 있는 곳이 바로 제주이다. 오늘은 그 이야기들을 한 번 해보려 한다. 일제강점기, 그리고 6.25, 4.3사건, 그리고 예비검속. 지금은 많이 알려져 우리에게 어느 정도 익숙하게 들리는 단어들이다. 하지만 그 속에 얽힌 자세한 이야기들은 잘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그리고 그 역사적인 사건들은 이미 종료된 것이 아니라, 아직도 아픈 역사의 흔적들이 진행형이라는 사실은 더욱 더 그렇다.


다크 투어리즘


화려한 것들만 쫒아 여행을 떠나는 것이 아니라, 전쟁, 재해 등 아픈 역사의 흔적들을 찾아 떠나는 여행을 이런 이름으로 부르고 있다. 현재 제주에서도 꽤 많은 사람들이 제주의 아픈 흔적들을 찾아, 그 상처들을 어루만지려는, 그 아픔을 조금이나마 공감하려는 여행을 떠나고 있다.


이번에 내가 다녀온 곳은 제주 알뜨르 비행장과 섯알오름이다. 알뜨르, 아래로 보이는 언덕이라는 예쁜 이름, 그런데 이 알뜨르 비행장은 또 어던 아픈 우리 역사의 한 흔적을 담고 있을까?





  제주 알뜨르 비행장, 그리고 섯알오름



다녀온 날 : 2020년 2월 14일






파랑새 소녀상


알뜨르 비행장 주차장에 도착을 하면 제일 먼저 만나게 되는 대나무를 엮어 만들어진 파랑새 소녀상이다. 더 이상의 아픔이 없는 세상, 앞으로는 평화만 가득하길 기원하는, 또 상징하는 의미로 만들어졌다.





멀리에서도 한 눈에 들어오는 산방산. 꼭 저 자리를 지키고 서서 여기가 제주임을 알려주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산 정상부에는 아직 채 녹지 않은 눈의 모습도 보인다. 지금 이 아래에는 봄을 재촉하며 유채꽃들이 지천에 피었는데 참 신기한 모습이다.





알뜨르 비행장은 일제강점기 일본이 만든 비행장이다. 처음에 지었을 때는 규모가 큰 편은 아니었으니 본격적으로 태평양전쟁을 준비하면서 그 규모를 3배 이상 키우게 된다. 당연히 건설에 동원된 인부들은 제주의 시민들이었다. 얼마나 오랫동안,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이 곳으로 끌려와 노역에 동원이 되었을까? 그 모습을 상상해보니 괜히 마음 한 켠이 세게 아려온다.





지금도 20개 가까운 비행기 격납고들이 그대로 남아있다. 그 바로 옆에서는 농민들의 농사가 한창이다. 우리가 너무 잘 알고있는, 또 좋아하는 제주에 이런 모습이 지금도 그대로 남겨져 있다는 것을 모르고 있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태평양전쟁 당시 일본이 주력으로 사용했었던 전투기 '제로센'. 2010년에 조형물로 복원되어 격납고 내에 전시되어 있다.





조금 더 가까이 바라본 알뜨르 비행장의 격납고들





지금은 이렇게 평화롭게만 보이는 알뜨르 비행장인데





이렇게 평화롭게만 보이는 곳인데





그런 큰 아픔을 속 깊이 간직하고 있는 곳이었구나.








섯알오름 예비검속 희생자 추모비


주차장 바로 옆에 난 길을 따라 200m 정도만 걸어서 들어가면 또 다른 아픈 역사의 한 장면을 만나게 된다. 그런데 '예비검속'이라는게 정확하게 뭘까? 아직 죄를 짓지도 않았는데 죄를 지을 개연성이 의심되는 사람들을 미리 잡아두는 것이다. 일제강점기 때 우리나라에 대한 탄압을 더욱 공고히 하기 위한 법률이다.





영면을 기리는 마음으로 향을 피워 올린다.


그 너머에는 검은 고무신들이 가지런히 놓여있는데 그 검은 고무신에서 쉽게 눈길이 떨어지질 않는다. 여기 섯알오름은 제주 도민들의 예비검속에 이은 학살터로 알려진 곳이다. 예비검속에서 붙들린 사람들은 자신들이 어디로 가는지로 모르는채, 트럭 뒤에 실린채로 어딘가로 옮겨졌다. 그 이동하는 과정에서 그들 스스로도 느꼈던 것이다. 곧 자신들에게 닥칠 일들을. 그들은 이동하는 내내 자신들이 가지고 있던 소지품, 옷가지 등을 차 밖으로 던졌다고 한다. 그 흔적들을 보고 남은 가족들이 자신의 유해라도 보듬어주길 바랬을까? 마지막에는 신고있던 고무신들까지 밖으로 던져 자신들의 흔적을 남기려 했었다.





드릴게 없어 조금 전 오는 길에 산 귤 하나를 올려 두었다.





제주 올레길이 지나는 곳





희생자 추모비 왼쪽에 있는 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이런 모습의 장소를 만나게 된다. 과연 여기에서 어떤 일이 있었을까? 이곳은 일제강점기 탄약고가 있던 자리이다. 일본 패망 후 탄약고는 폭파를 했고 저기 보이는 두개의 웅덩이 사이에 쌓여있는 흉몰스러운 덩어리가 그 당시 폭파 후 남은 탄약고의 흔적이다. 유해 발굴 과정에서 나온 탄약고의 흔적들을 모아둔 것이다.


위 사진에는 두개의 웅덩이가 보이는데 두 곳 모두 약간은 시간을 달리하며 제주 도민들의 학살이 있었떤 곳들이다. 섯알오름에서 희생된 분들은 그 시기도, 또 거주하는 마을도 서로 달랐다고 한다. 대정읍 일대에서 희생된 분들은 학살터 인근 묘역에 안장해, 그곳을 백조일손지묘라 부르고, 한림읍 일대에서 희생된 분들은 만뱅듸에 모셔 그곳을 만뱅듸 묘역이라 부른다 한다. 백조일손, 백명의 조상, 하지만 후손은 하나라는 의미로 그런 이름을 붙였다 들었다. 


일제에 의한 강제 동원과 노역, 그리고 국가 권력에 의한 학살, 그 두 아픔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곳이다.





후,,, 깊게 한 숨을 내쉬어 본다.





얼마나 많은 이들이

얼마나 큰 아픔을


가슴이 먹먹해진다.

















얼마나 힘든 시간을 견디고 또 견뎠을까? 


그 큰 아픔 후에 맞이한 일제로부터의 해방인데, 그 이후 더 큰 아픔이 찾아올 것이라는 것을 과연 누가 짐작이라도 했을까?














  제주 알뜨르비행장, 그리고 섯알오름



이승만 정권이 붕괴된 후, 유족들은 드디어 제대로 시신들을 거둘 수 있겠다며 기뻐했다 한다. 하지만 그 이후 들어선 군부 독재 역시 이전 정권과 전혀 다름이 없었다. 기존에 있던 위령비를 훼손하고, 근처로의 출입 역시 강력하게 통제를 하였다. 그러면 과연 언제 그들은 정부로부터 첫 사과를 받았을까? 2003년이다. 2003년! 사건이 발생하고 50년 가까운 시간이 흐른 후에야 지금은 고인이 된 노무현 전 대통령으로 부터 정말 죄송하다는 사과를 받았다.


그럼 이제는 끝인가? 그렇지 않다. 

예비검속에서 붙잡힌 사람들은 내륙에 있는 교도소로 이송이 되었다. 그리고 '내란죄'라는 명목으로 수감생활을 하며 잘못한 것 하나 없는데 평생을 전과자로 살아오게 된 것이다. 그 재판 결과가 잘못되었다고 인정한 판결이 언제 나왔는지 아나? 바로 작년 말이다. 이미 나이 아흔을 넘긴 분들이 대부분이고, 그 수도 이제 많지 않다. 눈 감으시기 전, 잘못된 것은 잘못되었다 이야기 하고, 진심어린 사과를, 그리고 용서를 받아야 하지 않을까? 그래야 그 후에라도 평안하게 영면하실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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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포스팅 잘보고 갑니다~ 행복한 저녁 보내세요~
  3. 아픔의 흔적이군요
    제주에이런곳이 있는지 몰랐네요ㅠ
  4. 알뜨르 비행장에 대한 이야기는 처음 들어보았어요
    제주에 이런곳이 있었다니~
    아름다운 볼거리 뒤에 감추어진 상처가
    더 더 아프게 다가오네요..ㅠ.ㅠ
  5. 의미 있는 곳을 다녀 오셨네요. 오래도록 기억에 남으실 것 같아요.
  6. 고등학교 다닐 때 제주 4.3사건의 역사적 사실과
    그와 관련된 소설을 접하면서 아무 죄없는 국민들이
    가슴 아프게 사라졌다는 사실에 슬프고도 분했던 기억이 떠오르네요.

    알뜨르 비행장의 사연과 사진을 보니 잊힌 역사와
    또 그로 인해 아직도 고통 받고 있는 분들에게
    위로와 격려의 마음을 전해 봅니다.
    • 2020.02.25 01:06 신고 [Edit/Del]
      저도 사실 대학 시절 처음으로 제대로 된 한국의 역사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었어요.
      굉장히 충격적이었죠. 학교에서 배운 내용들과는 너무도 다른 것들이 많았거든요.

      이런 아픔들 하나하나, 온전히 치료와 위로를 받을 수 있는 나라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7. 이런 사연이 있는 곳이었군요..
    제주에 방문하게 되면 꼭 저도 가보고싶습니다
    잘 보고갑니다
  8. 알뜨르 비행장을 다녀 오셨군요.
    에전부터 알고는 있엇지만 올레길 10코스 걸을때 들르려고
    아직 못 갔습니다.언제 직접 볼날이 있겠죠..
  9. 아픔이 있는 곳이었군요.
    잘 보고갑니다.
  10. 평화만 가득하기를 기원하는 동상 파랑새 소녀상 특이합니다. 의미와 작품 구경 잘 하였습니다.
  11. 독특한 조형물이네요
    제주의 오름은 산책하기도 좋은 곳 같아요.. ^^
  12. 잊지말아야할
    가슴아픈 역사와 함께하는 여행지군요
    올레길 알림 표지판이 정겹네요
  13. 아픔을 간직한 곳에 다녀오셨군요..
    갑자기 그럴 글이 떠오르네요..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는 미래란 없다..
    글 잘보고 갑니다
  14. 와 사진이 정말 예술입니다. 감탄하면서 봤어요. 구독누르고 갑니다. 자주 봬요 :)
  15. 저도 모슬포쪽 갔을 때 봤었어요 ㅜㅜ
  16. 네 육지에선 뭔가 잘 없는 곳인거 같아요. 제주도를 몇번 가봤지만 생소하면서도 역사를 보니 또 아프기도 하네요
  17. 다크 투어리즘이란 이름 또한 그런 의미가 있었네요. 새로움을 알게되서 감사합니다^^
  18. 제주도 관련 포스팅이 많네요 올해 제주도 한달살기 도전해보려고 준비중인데
    여기서 정보 많이 얻어갈 수 있겠네요
    구독하고 갑니다 자주 놀러올게요~
  19. 토박이
    제주의 아픈 역사를 다루는 의도는 좋고 감사하나
    잘못된 정보에 대해서는 좀 더 세심한 배려가 필요합니다.

    저 역시 오류가 있을 수 있음을 인정하며
    님 글에 대해 잘못된 표현과 역사인식에 대해 말씀드립니다.

    위에서부터 글을 읽어보면
    - 알뜨르 비행장은 활공장이다. 활공장은 글라이더 처럼 동력원 없이 바람과 양력으로 비행하는 곳입니다. 틀린 표현입니다.
    - 격납고 안 제로센 비행기는 파손된 모형이 아니라
    2010년 복원시켜 놓은 모형입니다.
    * 여기까지야 뭐 그러려니 합니다.

    그런데 심각한 오류는 글쓰신 분이 예비검속이 뭔지 그리고 시대 자체를 모르고 있다는 생각이듭니다.
    1. 예비검속 말 그대로 혐의가 있는 사람들을 선별하여 잡아둔다라고 하셨는데 사전적 의미로 쓰셨는지 모르겠으나
    혐의가 있는게 아닙니다. 앞으로 어떤 문제를 일으킬 것 같으니 미리 수감하는 것이지요.
    예비검속은 죄를 짓지 않았는데 미리 잡아가는 것으로 일제가 우리 민족을 억압하기 위해 만든 악법입니다.

    2, 광복 직후 있었던 국민보도연맹사건
    이 보도연맹은 4.3도 끝나고 6.25 직전인 1949년 일이니
    광복 직후가 아닙니다.

    가장 큰 오류입니다.
    3. 3.1절 행사 후 경찰 당국의 대량 사전검속으로 4.3이 일어나기 전까지 2500명을 구금하였다.(사전 검속이 아니라 파업 참가자들임)
    다시 말씀 드리지만 예비검속은 이승만 정권이 6.25당시 민간인을 학살한 사건입니다.
    지금 님께서 방문한 섯알오름 학살터가 1950년 7월과 8월에 일어난 일이잖아요.

    섯알오름 학살터는 사실 4.3 유적지는 아닙니다.
    4, 섯알오름 학살터 하나는 백조일손 학살터, 하나는 만뱅듸 학살터라 부른다고 하셨는데
    섯알오름에서 희생된 분들은 마을이 달랐습니다.
    대정읍 일대 희생자들은 섯알오름 학살터 인근에 묘역에 안장하여 백조일손지묘라고 하였고,
    한림읍 일대 희생자들은 금악 지경 만뱅듸(지명)라는 곳으로 모셔 그곳을 만뱅듸 묘역이라 합니다.
    섯알오름 학살터에서 희생된 분들 마을을 구분하기 위한 표현정도로 생각하겠습니다.

    5, 새로 세워둔 추모비는 철거
    섯알오름에 추모비가 있지 않았습니다.
    섯알 오름 인근 백조일손묘역에 추모비 정확히 위령비가 있었으나 철거가 아니고 훼손을 하였고 지금도 당시 훼손된 위령비가 보관되어 있습니다.

    핸드폰으로 작성하다보니 어렵네요.
    제주의 아픈 역사에 대한 포스팅에 감사드립니다.





    • 2020.02.29 17:17 신고 [Edit/Del]
      좋은 말씀 너무 감사드립니다.
      인터넷으로 알아보고 쓴다고 썼는데 출근 전에 급하게 마무리를 하다보니 오류가 많았던 것 같습니다.ㅠㅜ


      일단 지적해주신 부분들은 다시 한 번 검색을 해보고 수정을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 아프다
    그런데 여기에 중국자본 호텔이 들어선다니 참 안타깝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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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여행] 일제강점기의 흔적이 우리의 국립공원에도...[거제여행] 일제강점기의 흔적이 우리의 국립공원에도...

Posted at 2015. 3. 2. 11:05 | Posted in 『HerE & TherE』

 

방쌤의 역사여행


경남여행 / 거제여행 / 역사여행

일제강점기의 흔적

거제 지심도


 

 

3.1절 아침. 오늘은 사실 집에 머무르며 조금 쉬면서 그 동안 못 읽었던 책들이나 조금 읽어볼 생각이었다. 아침에 일어나서 티비에서 중계 중인 3.1절 기념방송들을 잠깐 챙겨서 보기도 하고, 김구선생님의 백범일지를 오랫만에 펼쳐 들고 좋아하는 부분들을 잠시 찾아서 읽어보는 시간도 가졌다. 잠시 커피가 한 잔 마시고 싶어서 나갔는데 오늘따라 하늘은 또 왜 이리도 맑은걸까? 집에만 있기에는 너무 아까운 하늘과 볕이었다. 그럼 너무 멀리 말고 가까이로 한 번 나가볼까? 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럼 오늘은 어디로 한 번 떠나보지... 라는 생각이 다시 머리 속에 가득차게 되었다

 

어제 동백꽃을 찾아서 거제도로 떠났었는데 기상악화로 인해 배가 출항하지 못해서 헛걸음을 하고 다시 창원으로 돌아온 것이 계속 맘 속에 아쉬움으로 남아있었다. 그래서 오늘은 무작정 떠나지 않고 미리 지심도터미널에 전화를 걸었다. '오늘은 출항이 가능하나요?' 라는 나의 조금은 조심스러운 질문에 예상과 달리 '기상상황이 너무 좋아서 15-20분 마다 배가 출발하고 있습니다' 라는 답변이 들려왔다. 이제는 1분 1초가 아까운 시점! 곧바로 카메라와 짐을 챙겨들고 차에 시동을 걸고 어제 다녀왔던 그 거제로 다시 출발했다

 

 

 

 

한려해상국립공원의 거제 동부지구에 위치한 작은 섬. 거제 장승포항에서 뱃길로 20분이면 도착하는 아름다운 섬 지심도. 아직도 그 소속이 국방부로 되어있어 원시의 자연, 그 아름다움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작은 섬이다

 

 

 

 

섬에 있는 나무 50% 이상을 동백나무들이 차지하고 있는 곳이라 동백섬이라는 이름으로 더 유명한 곳이기도 하다. 사실 나는 오늘 가벼운 마음으로 봄을 맞이하는 아름다운 동백의 모습을 만나기 위해 찾은 지심도이다. 하지만 하나하나 내가 몰랐던 새로운 사실들을 만나가며 둘러보는 지심도의 그 모습은 마냥 그렇게 아름답게만 다가오지는 않았다.

 

아름다움 보다는 아픔이 더 많이 느껴지는 곳이었다는 표현이 더 적당할 것 같다. 따뜻한 햇살 아래에서 화사한 붉은 빛을 자랑하던 동백꽃 한 송이가 왜 이렇게도 슬프게만 다가왔던 것일까?

 

 

 

 

사실 오래 전 부터 지심도에 포대와 탄약고가 있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것들이 일제강점기에 지어진 것이고 이정도로 규모가 클 것이라고는 전혀 생각도 하지 못하고 있었다. 하지만 천천히 섬을 둘러보면서 만나게 되는 사실들은 내게 정말 큰 충격을 안겨주었다

 

 

 

 

포진지와 활주로. 지심도에 활주로도 있었단 말인가? 전혀 몰랐던 사실이다. 일단은 포진지로 먼저 가보기로 했다

 

 

 

 

일본군이 설치한 포진지. 생각보다 거대한 규모에 다시 한 번 놀랐다

 

지심도. 지금은 유명한 관광지로 전국에서 찾아오는 관광객들로 붐비는 마냥 아름답기만한 섬이다. 하지만 70여년 전만 해도 이 곳은 일본 해군의 방어를 위한 전진요새로 민간인들의 출입이 통제되던 곳이었다. 지금으로 부터 70여년 전, 지심도는 진해만요새사령부 소유의 군사작전지역이자 일본의 태평양전행의 최후의 방어진지로 활용되던 곳이었다. 그래서 섬 전체에 방어진지와 포내, 그리고 여러 건물들이 지어지게 되었다. 이런 진지의 구축과정에서 기존에 거주하시던 주민들은 육지로 강제이주를 당하게 되었다

 

 

 

 

일제강점기 때 거제 전 지역은 해군작전 지역으로 선포가 되었고, 대륙침략을 위한 교두보의 역할을 하며 점점 요새화 되기 시작했다. 일본은 거제의 지리적인 유리한 조건과 육지와 연결이 가능한 이점을 이용해서 중요한 수송로의 하나로 지심도에 아주 의미를 부여하고 있었다

 

 

 

 

1931년 만주사변을 거치면서 일본은 본격적인 전시체제로 전환하게 되었고 그 과정에서 우리나라에도 여러 곳에 전쟁을 준비하는 요새들을 설치하기 시작했다. 말 그대로 병참기지화정책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이다

 

 

 

 

처음에는 포진지가 하나인줄 알았는데 길을 따라 걷다보니 또 다른 하나의 포진지를 만나게 된다

 

 

 

 

그 옆으로 좁게 이어지는 통로의 입구

 

 

 

 

바로 탄약고이다. 규모가 꽤 큰걸로 봐서는 아마도 일본군이 주둔하던 숙소도 이 곳에 함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이 넓은 탄약고에 가득 차있던 탄약들이 대한민국 국민들의 심장을 겨냥하기도 했을 것인데... 그렇게까지 생각이 미치니 가슴이 부글부글 끓어오르기도 하고, 너무 아프기도 하고.. 단순하게 정의할 수 없는 복잡한 마음이었다

 

 

 

 

탄약고를 지나 출구로 나오니 또 하나의 포진지가 보인다

 

 

 

 

지금은 그 속에서 새로운 생명들이

 

 

 

 

일본군이 비행기 활주로로 사용하던 곳인데 지금은 풀이 가득 자라서 전혀 다른 모습이 되어있다. 괜히 예전의 모습을 떠올려보니 가슴이 이유없이 먹먹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우리나라 땅, 바다도 모자라 하늘까지 맘껏 유린하며 누비고 다녔을 그들의 모습을 떠올려보니 카메라를 쥐고있던 손에 살짝 힘이 들어가기도 했다

 

 

 

 

섬끝 전망대로 가는 길에 만난 일본군의 욱일기를 메어두던 바위. 간혹 그 문양이 가지는 의미를 제대로 알지 못해서 욱일기의 무늬가 새겨진 옷이나 악세서리를 착용하고 나와서 크게 구설수에 오르는 경우를 여럿 보았다. 조금만 관심을 가지면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는 것들이니 조금만 더 관심을 가지고 조심했으면 하는 바램도 사실은 있다. 그리고 욱일승천기라고 부르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잘못된 표현이고 욱일기가 정확한 명칭이다

 

 

 

 

욱일기

제2차 세계대전까지 일본의 육군과 해군에서 군대의 깃발로 사용을 했고 이 문양은 일본 군국주의를 상징하고 있다. 독일이 나치스의 상징인 하켄크로이츠의 사용을 금지하고 있는 것과는 달리 일본에서는 자위대의 깃발에 이 욱일기의 문양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1945년 일본이 제2차 세계대전에서 패배하고 육군과 해군이 해체되면서 욱일기의 사용도 잠시 중단되었지만 얼마 후 자위대를 창설하면서 햇살의 숫자만 8개로 줄여 그 모양 그대로의 욱일기를 자위대의 깃발로 그대로 다시 사용했다. 자위대에서 욱일기를 다시 사용하기 시작하면서 오늘날 일본에서는 욱일기와 그 문양이 과거 군국주의에 대한 반성 없이 폭넓게 사용되고 있다. 스포츠 경기에서 응원도구로 등장하기도 하고, 대중문화나 상품들에서도 욱일기의 문양이 사용되기도 한다. 과거 일본의 침략을 받았던 한국, 중국 그리고 동남아시아 국가들과 자주 갈등을 빚기도 하는데 일본의 전혀 반성없는 태도에 그 갈등이 최근들어 점점 심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내가 일본은 싫어하는 가장 큰 이유, 과거의 잘못을 반성하고 진심으로 사죄하면 될 것을... 계속 인정하지 않고 되지도 않는 헛소리들만 늘어놓기 때문이다

(현재 일본이라는 국가와 대다수의 국민들을 싫어한다는게 아니라 제대로 된 역사인식과 반성이 없는 일부 몰지각한 극우세력들을 싫어X100000000000000000000000 한다는 것이다.)

 

 

 

 

해안경비초소의 역할을 하던 곳으로 보인다. 대한민국의 구석구석 여행을 다니면서 일본이 남겨놓은 아픈 역사의 흔적들을 참 많이도 만났었지만 이렇게 남쪽 끝, 바다 건너 작은 섬에 와서도 만나게 될 줄은 정말 몰랐다

 

 

 

지금 지심도에서는 만발한 매화들도 만나볼 수 있다. 내가 너무 좋아하고 만나고 싶었던 매화였지만 바라보는 기분이 그렇게 좋지만은 않았다. 왜 이 아이들도 괜히 내게는 가슴이 먹먹하게만 느껴졌을까? 3.1절이라는 그 특별한 날이 주는 느낌도 분명 크게 영향을 미쳤을 것이지만 그게 전부는 절대 아닐 것이다. 즐거운 마음으로 떠났던 봄나들이에서 잠시 잊고 있었던 아픔 하나를 다시 떠올리고 돌아오게 되었다. 절대 잊어서는 안되는 우리의 아픈 역사인데 잠시나마 잊고 있었다는 사실에 독립이라는 그 하나의 꿈에 모든 인생을 바치셨던 선조들에게 고개를 들 수 없을 만큼 죄송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것도 3.1절에...

 

아직도 제대로 된 반성과 사죄를 하지 않고 있는 그들, 스스로는 정신을 차리지도 못하고 사죄를 할 기미도 사실 보이지가 않는다. 제대로 벌을 주고 사죄하는 모습을 보기 위해서는 우리가 먼저 더 역사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고  깨우쳐 나가야 할 것이다. 적어도 부끄럽지 않은 후손이 되도록 나도 항상 노력 할 것이다

 

올바른 역사인식

부끄럽지 않은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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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시설이 참 대단하네요. 우리 선조들이 강제로 끌려가 노역을 했겠죠
  3. 탄약고 정말 규모가 큰것 같네요.
    우리의 역사 제대로 알아야죠!!
  4. 참 많은 생각을 하게 되는 글이에요.
    매년 다짐하는 바이지만 오늘도 또 다짐합니다.
    부끄럽지 않은 후손이 되어야겠죠!
  5. 아름다운 지심도에 일본군의 아픔이 있었네요.
    어제가 3.1절이라 그런지 더욱 마음에 와 닿습니다.
    지심도 매화까지 만나시다니 부럽기만 하네요.^^
  6. 이렇게 아름다운곳에 일제의 잔재라..
    슬프고, 이렇게 독립시켜준 조상님들에게 감사해야할것 같아요ㅠ0ㅠ
    3.1절날 단순히 쉰다고 좋아했던 제 모습이 생각나 반성하게 되네요ㅠㅠ
    • 2015.03.02 22:49 신고 [Edit/Del]
      그런 생각을 가지고 계신다는 것만 해도 충분하다 생각해요
      지금부터라도 제대로 역사를 인식하고 알려는 노력이 있다면 충분하다고 봐요
  7. 역사 공부 하고 갑니다

    고맙습니다.
  8. 아픈 역사의 흔적들을 보며~
    마음이 슬퍼집니다.
    3.1절의 의미를 다시금 생각하게 되네요.
    좋은 시간 보내세요!
  9. 참 그들과는 다시 엮이고싶지않은 역사의 고통과 분노를 공감합니다
  10. 서울 자리라 그런지 괜히 시간 해지는데요지금까지 본 풍경 중에 제일 멋있는 것 같아요ㅜㅜ
  11. 아~ 아름답지만 슬픈 역샤를 가진 지심도네요~ ㅠ.ㅠ
  12. 아~ 이런.. 삼일절을 깜빡 잊고 지나쳤네요. 해마다 삼일절이란 사실만큼은 잊지 않았는데, 어쩜 올해는 까맣게 잊고 지나쳐왔네요. 반성합니다.ㅜㅜ
  13. 가끔 한국방송을 보는데 이번주말에 3.1절 특집이 많더라구요.
    그런데 혈압 올라갈까봐 안봤어요 ㅠ
  14. 동백꽃이 피긴 하더군염 시간은 지났어도 잘 기억하죠
  15. 나쁜 일제놈들~
    금수강산을 시멘트로 훼손했군요
    화요일을 잘 보내세요~
  16. 지심도에도 이놈들의 행적이 있군요
    나쁜놈들.
    잘 보고 갑니다.
  17. 지심도를 다녀가셨군요.
    지심도는 현재 국방부 소유지만, 올 6월쯤이면 거제시로 부지와 관리권이 넘어옵니다.
    그러면 체계적인 관광개발 계획을 수립하여 거제도에서 외도와 맞먹는 멋진 섬이 탄생할 것입니다.
    그때 많이 놀러오세요.
    오실때 연락주시면 소주나 한잔 하입시다.
    블로그에 대단한 열정을 가진 분이라 한번 만나 보고 싶네요.
    좋은 글과 사진 잘 보고 갑니다. ^^
    • 2015.03.03 12:23 신고 [Edit/Del]
      앗!!! 그렇군요~
      부디 너무 훼손되지 않고 적정한 범위 안에서 개발이 잘 이루어졌으면 좋겠습니다!
      항상 충동적인 여행이라...ㅎ 연락이 어려웠습니다
      다음에 여유있게 떠나게 되면 저도 함께 소주 한 잔 하고싶네요^^
  18. 아픈 역사의 현장이로군요
    온고이지신
    절대 잊지 말아야 할것입니다
  19. 저는 작년 이맘때에 지심도에 다녀왔지요 ..
    한차례 배가 못떠서 그냥 돌아가야하나 했는데 ..
    다행히도 날이 좋아져서 지심도에 갈 수 있었답니다 ..
    지심도의 자연경관도 좋지만, 일본의 디테일에 더욱 놀라게 되지요 ..
  20. 멋진 사진, 좋은 글 감사합니다~
    바다 색이며 꽃이며 너무 아름다운데...일제 강점기의 흔적은 마음을 먹먹하게 만드네요.
  21. 심장이 뛰는 글 잘보고갑니다.
    좋은하루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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