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쌤의 여행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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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 공곶이
계속 이어지는 남쪽마을의 봄꽃 소식, 이번에 전해드릴 곳은 다름아닌 남쪽에서도 그 제일 끝에 위치한 아름다운 바다로 둘러싸여있는 거제이다. 봄소식이 살짝살짝 들려오기 시작하면서 매화와 산수유들을 쫓아다니다가 지금쯤 거제에 수선화가 가득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작년에도 이맘때 거제 공곶이를 찾았었는데 바다로 내려가는 길가에 화사하게 가득 피어있었던 그 모습이 아직도 선명하게 기억이 난다. 지금이 바로 그 시기라는 생각이 들어서 또 다시 가볍게 짐을 꾸려서 반가운 봄소식을 맞이하러 거제로 출발했다
2시간 조금 넘는 거리를 달려서 도착한 거제 공곶이마을. 사진으로 보면 굉장히 여유로운 어촌의 풍경같지만 마을로 들어오는 길은 전쟁 그 자체였다. 공곶이마을로 들어오는 길은 굉장히 좁은데다가 꼬불꼬불 숲길을 지나야 도착할 수 있는 곳이라 차가 굉장히 많이 막히는 편이다. 조금 서두른다고 서둘렀지만 역시나 이번에도 마을로 들어오는 길은 만만치 않았다. 천천히 움직이는 정도가 아니라 차가 움직이지 않고 서있는 시간이 더 많은 곳이니 찾으시는 분들은 마음의 준비를 확실히 하시고 오시기를 바란다
그래도 일단 도착을 해서 천천히 마을을 둘러보다보니 맘은 다시 편안해진다. 이런 편안함과 여유로움이 바로 여행이 주는 감사함의 하나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잠시 평화로운 어촌마을의 풍경을 감상하면서 쉬어가는 여유도 부려보고
이제 다시 몸을 추스르고 공곶이농장으로 올라가는 길
마을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수선화가 가득 피어있는 공곶이농장까지는 20여분 정도 가파른 오르고 내리는 길이 반복된다. 길이 꽤 가파른 편이라 힘들어하시는 분들도 많이 뵈었는데 난이도가 있는 길은 아닌지라 간편한 복장과 신발이라면 데이트코스로도 무리가 없는 길이라고 생각된다. 조금 힘들다는 생각이 들수도 있는데 주변의 아름다운 경치들을 감상하며 쉬엄쉬엄 걸어가면 조금은 격한??? 산책 정도로도 생각할 수 있는 길이다
화사하게 웃으며 반겨주는 듯한 동백
조금 지기는 했지만 지금의 동백들도 너무 아름다웠다
안녕
길을 걸으며 우연히 만나게 되는 반가운 아이들. 어느 펜션의 입구였는데 괜히 지나는 사람들의 발길을 잠시 멈추고 쉬어가게 만들어주는 아이들이다
펜션의 앞마당의 자그마한 화단에도 봄이 어느새 성큼 다가와있는 모습이 그저 반갑기만 하다
꼬불꼬불 이어지는 마을의 길이 참 이쁘다
시원한 바다를 내려다보며 가쁜 숨을 잠시 달래기도 하고
5분 정도 올라가면 본격적인 숲길이 시작된다. 수없이 많은 나무들이 만들어주는 청량함이 온 몸을 구석구석 상쾌하게 씻겨주는 듯한 느낌이 드는 기분 좋은 길이다. 콧노래가 절로 나오는 즐거운 산책길
공곶이농원으로 가는 길에서도 동백나무들이 꽤나 무성하게 자라있는데 평소에 보던 모습과 다른 특이한 아이들이 꽤나 많이 눈에 띈다. 동백의 개량종이라고 하는데 종류는 3-4가지가 된다고 들었다. 하지만 시기가 조금 지났는지 이번에는 그렇게 다양한 아이들을 만나보지는 못했다. 이 아이도 정말 색이 고운 것 같다
잎이 하나씩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꽃 전체가 떨어져버리는 것이 동백의 가장 큰 특징이다. 잎사귀 하나하나 따로 보내주기 싫어서 다함께 떨어지는 것일까? 왠지 잔정이 더 깊을 것만 같이 느껴지는 동백의 모습에 한참을 멍하니 바라보게 된다. 봄이 되니 역시 약간은 센치해지면서 이미 사라진줄 알았던 마음 깊숙히 숨어있었던 감수성이라는 아이가 살짝 되살아나는 것 같기도 하다
바닥에 가득 깔린 동백잎들이 만들어낸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레드 카펫
한 사람이 겨우 지날 수 있는 좁은 동백터널을 따라서 아래로 또 아래로
내려가면 이런 풍경을 만나게 된다
숨이 막힐 정도로 아름다운 그림같은 풍경이 갑자기 눈 앞에 펼쳐진다. 다들 이 모습을 보기 위해서 그 험난한 길을 지나서 이 곳을 찾게되는 것 같다. 오는 길에 막히는 차들이 너무 힘들어서 나 역시도 해마다 '다시는 안가!!!' 를 남발하지만 또 이렇게 찾아오게 되는걸 보면^^
자~ 이제 수선화의 화사한 품 속으로 한 번 퐁당 빠져봅시다~^^
동백과 수선화의 콜라보레이션!
옆에서 불어오는 바닷바람에 살랑살랑 흔들리는 수선화들의 모습이 마냥 이쁘기만 하다. 잠시 옆에 있는 돌에 걸터 앉아서 잠시 쉬어가는 시간도 가져본다. 하지만 길이 상당히 좁은 편이고 사람들이 많이 지나다니는 곳이라 오래 머무를 수는 없었다. 그저 잠시라도 쉬어갈 수 있어서 감사할 뿐이다
제주에서나 볼 수 있었던 아이들을 이 곳에서 만나니 그 반가움이 더 큰 것만 같다
농장 바로 아래에는 이렇게 멋진 해변이 펼쳐져있다. 날씨가 조금만 더 따뜻하면 발이라도 한 번 담가보고 싶지만 아직은 조금 이르다는 생각이 들어서 잠시 고민만 하다가 신발을 벗지는 않았다
물이 정말 맑다
발은 무리라는 생각에 손만 살짝~
......................
발 넣었으면 놀라 쓰러질뻔 했다
엄청... 차갑다ㅡ.ㅡ;;;
시원하게 밀려드는 파도가 만들어주는 청량한 소리가 가슴 깊은 곳 까지 시원하게 씻어주는 듯한 기분이다. 여기서도 잠시 앉아 멍때리며 쉬어가기로 하고 자리를 폈다. 간단하게 식사를 하기에도 좋고 맥주를 한 잔 하기에도 정말 좋은 장소이다. 그러니 오는 길이 조금 힘들기는 하지만 간단한 간식거리들은 꼭 챙겨서 오시는 것이 좋다. 괜히 남들 먹는거 계속 쳐다보고 있으면 은근 자신이 불쌍하다는 생각까지도 들게 만드는 곳이니 꼭 염두에 두시길 바란다
다시 아까의 농장으로 올라와서 아쉬운 마음에 다시 한 번 보게 되는 수선화들. 사진으로 이미 충분하게 담았지만 무슨 아쉬움이 아직 남았는지 두 눈은 아직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듯 하다
나오는 길에 만난 유난히 화사한 빛깔을 뽐내고 있던 동백나무 한 그루
색이 유난히도 고왔던 아이이다. 수선화만 보지 말고 나도 한 번 봐주세요~ 하면서 나름 이쁘게 치장을 하고 사람들을 유혹하고 있는가보다. 이런 장르의 유혹에 별 고민 없이 항상 쉽게 넘어가는 방쌤... 오늘도 한 방에 넘어가서 꽤나 오랜 시간 이 아이와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게 되었다
화사화사
방긋방긋
이쁨이쁨
예구마을에서 공곶이농장으로 이어지는 길은 두가지이다. 하나는 해변을 지나서 오게되는 약간은 길지만 평탄한 길이고, 다른 하나는 아까 내가 지나온 동백터널이 있는 길이다. 난 항상 올 때 마다 동백터널이 있는 길로 들어와서 해변을 지나는 길로 나가는 편이다. 왔던 길로 다시 가는 것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항상 가보지 않은 길을 선호하는 편이다. 산행을 하면서도 그런 성향은 아주 강하게 나타났었다. 거의 모든 산행을 들머리와 날머리로 잡았었으니 말이다
마을에서 공곶이농원으로 무거운 짐들을 옮기는 레일이 설치되어있는 길을 따라 내려간다
정겨움이 흠뻑 느껴지는 마을의 좁은 돌담길을 지나면
눈 앞에 갑자기 바다가 쫙 펼쳐진다. 수선화 군락지를 제외하고는 내가 이 곳에서 제일 좋아하는 곳이다. 날씨가 조금만 더 풀리는 해수욕도 충분히 가능한 곳이라 붐비는 바다가 싫으신 분들은 이 곳으로 물놀이를 오셔도 정말 좋을 것이다. 나도 여름에 가끔 찾는 곳이니 어쩌면 이 곳에서 블로그 이웃분들을 우연히 만나게 될 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제일 중요한 사실 하나!
공곶이마을을 찾으면서 가장 불편한 점들 중 하나가 바로 화장실이다. 주차장에도 간이 화장실은 하나밖에 없고 농장으로 올라가는 길에서는 아예 화장실을 하나도 만날 수가 없다. 이 곳에는 화장실도 있으니 농원에서 볼일이 생각나신 분들은 이 곳으로 잽싸게 달려오시면 된다. 굉장히 가까운 거리에 있으니 꼭 염두에 두셔서 험한 꼴 보이시지 않길 바란다. 화장실 때문에 당황하시는 분들은 하도 많이 뵈어서 알려드리는 간단한 팁이다
위에서 내려다 본 몽돌해변의 모습이다. 사진만 놓고 "여기가 어디게?" 라고 묻는다면 동남아나 유명한 관광지 중 하나라고 대답하시는 분들도 꽤 많은 정도의 환상적인 비주얼이다. 시리도록 푸른 바다와 작은 돌들이 가득 깔려있는 아름다운 해변, 그래서 내가 이 곳을 좋아하게 된 것 같다
다시 영차영차 오르내림이 반복되는 숲길을 지나서
마을로 내려가는 길
앗!!! 목련이다!!!
올해는 처음으로 인사를 나누게 된 목련이라 그저 반갑기만 하다
아직 화사하게 활짝 피어있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그 새초롬한 모습이 그저 이쁘기만 하다
잠시 걷다보니 어느새 마을이 눈 앞에 다가와있다. 수선화도 원없이 맘껏 구경했고 예상하지도 못했던 목련과의 우연한 만남도 가졌던 즐거운 봄날의 산책길, 그냥 동네를 한 바퀴 걷고 돌아온 것 뿐인데 얼굴에서는 연신 미소가 떠나질 않는다. 또 가슴은 왜 이렇게 즐겁게 콩닥거리는 것인지 나도 그 이유를 알 수가 없다. 이제 바로 추운 겨울을 깨치고 온 따뜻한 봄이, 또 자연이 사람에게 안겨다주는 감사한 선물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늘 아낌없이 주기만 하는 아이들인데 더 관심을 가지고 돌보고 지켜줘야겠다는 생각이 많이 드는 날이다
그리고 한마디!!!
이번에도 역시나 몇몇 몰지각한 여행객들을 만나게 되었다. 수선화군락지에서 뻔히 출입금지라는 팻말이 눈 앞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을 그 속으로 밀어넣어서 사진을 찍고있던... 조그만한 애기들이 뭘 알겠나? 꽃들을 막 밟으면서 다니는데 그래도 좋다고 사진들을 찍고 있더라... 정말 화가 머리 끝까지 뻗치는데...ㅡ.ㅡ;; 휴... 그냥 좋게 이러시면 안된다고 이야기만 하고 말았다. 나중에 그 사진들을 보면 과연 즐거울까? 조금이라도 생각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부끄러워서 그 사진 어디다가 내밀지도 못할것이다. 많은 것들을 바라는 것이 아니다. 그저 기본적으로 지켜야 할 것들은 지키면서 살아가자는 것이다. 혼자서 힘들게 농장을 관리하시는 할아버지께 감사하다는 인사는 드리지 못할망정 아픔과 실망을 안겨드리는 것은 정말... 정말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즐거운 봄꽃여행
기본적인 에티켓은 지켜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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