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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촌마을 / 포석정지
계속 이어지는 경주 스탬프투어!
이번에 방문하게 된 목적지는 '경주 교촌마을' 이다.
현재 경주의 교촌마을에는 최부자의 고택과 경주향교를 중심으로
조선시대의 전통한옥마을을 그와 유사한 모습으로 복원해놓았다
교촌마을의 대략적인 안내지도
일부러 지도를 참고하지 않아도 마을 내부의 길은 그렇게 복잡하지 않다
그냥 큰 길을 따라 쭉 걸어가다 보면 가볼만한 장소들은 다 눈에 들어오는 편이라
그냥 편안하게 걸으면서 마을을 둘러보셔도 충분할 것 같다
경주교촌마을
그런데 왜 이 마을은 이름이 유명한 치킨 프랜차이즈와도 똑같은 '교촌' 이 된 것일까?
경주 교촌은 신라시대에 한반도 최초의 국립대학이었던 '국학' 이 있던 자리이고,
신라시대의 국학은 고려시대의 향학으로, 또 조선시대에는 향교로 이어지게 된다
이 마을의 이름이 교동, 교촌, 교리 등으로 불린 것은 모두 이곳에 양교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또한 신라시대 원효대사와 요석공주가 사랑을 나누었던 요석궁이 있던 곳이기도 하다. [홈피 참고]
교촌마을의 입구로 들어서자 마자 넓게 펼쳐지는 마을의 풍경
막히는 곳 전혀 없이 하늘이 시원하게 눈에 들어오고
한옥마을만이 가지는 그 특유의 여유로움과 편안함이 마음 깊숙히 느껴진다
각종 전통놀이들을 체험 할 수 있는 자리도 있다
나도 한 번 해보고 싶었지만 얼마전에 낙안읍성에 갔을 때 충분히 많이 해 보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내가 얼마나 전통놀이에 재주가 없는지도 그때 심각하게 깨달았기 때문에
어린 아이들이 보는 곳에서 다시 그런 무모한 짓은 하고 싶지가 않았다
장난 가득한 표정으로 가운데 앉아있는 아이와
마냥 즐거운 모습으로 널을 뛰며 놀고 있는 아이들
말! 뚝! 박! 기!
초딩시절 정말 많이 했던 완전 박진감 넘치던 완소게임이다
20m 뒤에서 부터 전력질주 후에 손을 딛지도 않고 맨 앞자리 까지 날아가는
무협지에서나 볼법한 경공술을 펼치기도 했던 화려했던 시절이 있었는데 지금은 저 위에서 균형도 못 잡지 싶다
가위바위보에서 진 놈은 정말 거의 반 역적 취급을 받기도 했던 기억도 난다^^ㅎ
공사중이라 설치된 가림막이 제일 먼저 눈에 들어와서 조금 그렇기도 했지만
여기도 역시나 사람들이 사는 곳이니 어쩔수 없는 부분이라 생각한다
그래도 호젓한 마을길은 너무 이뻤다
예전의 정취가 그대로 느껴지는 듯한 대문
'이리오너라~' 를 외쳐야만 될 것 같은 분위기를 가진
그런 대문의 옆에 초인종이 달려있는 모습도 나름 재미있다
허걱!!!
드디어 올것이 오고야 말았다!!!
여기서 점심을 해결하려고 아직 아무것도 먹지 않고 텅 비어있는 배의 상태를 유지하고 있던 나
대충 예상은 햇었지만 생각보다 긴 줄에 잠시 망연자실
잠시 놓을 뻔한 정신줄을 다시 부여잡고 나도 저 긴 줄 속으로 살포시 끼어들었다
경주의 대표적인 맛집으로 유명한 '교리김밥'
40년의 전통을 자랑하는, 손맛 하나로 경주전역의 깁밥계를 평정한 어마무시한 곳이다
교리김밥집의 입구에 붙어있는 포스넘치는 종이 몇장
결코 이면지로 사용하고 버릴 수 있는 포스의 그것들이 절대 아니다
생활의 달인에 출연했다는 것 만으로도 어느정도 맛집으로 인정받는 분위긴데
그냥 달인도 아니고 '최강달인' 으로 선정이 된 곳이다
가게 안은 그렇게 넓지는 않은 편이다
안쪽에 있는 테이블을 다 합해도 7-8개 정도였던 것으로 기억된다
안에서 드시는 분들도 많지만 밖에도 경치좋은 곳들이 많기 때문에 포장을 해서 야외에서 드시는 분들이 더 많다
잔치국수도 꽤 인기가 많은 편인데 밖에서 먹고 그릇만 잘 가져다 드린다고 약속을 하면
야외로 가지고 나가는 것도 흔쾌히 허락을 해주신다
최강달인이 운영하는 가게임을 알려주는
감히 범접할 수 없는 후덜덜한 포스를 날려주는 은빛의 반짝이는 증거물
김밥은 2줄에 4.600원
은근히 가격이 조금 비싸다고 생각하실 수도 있는데 생각보다 양이 꽤 된다
나도 혼자서 먹다가 조금 남아서 아껴뒀다가 저녁에 다시 먹었으니
근데...
먹을거 아껴뒀다는 말이 적고 보니 조금 웃기다
무슨 보릿고래 거지도 아니고...
어쨌든... 난 아껴뒀다가 먹었다
여기서 줄서서 기다렸다가 김밥을 사보신 분들은 다 아실 것이다
김밥이 든 하얀 봉지를 획득한 후에 의기양양한 모습으로 유유히 가게를 떠나가는 능력자들의 뒷모습에서 풍기는 아우라를...
그 모습이 그렇게 대단해 보이고 부러울 수가 없었다
일단 나도 맛나는 교리김밥의 상징!
아무 글자도 없고, 흔하디 흔한 가게의 이름조차도 적혀있지 않은
하얀 봉지를 하나 손목에 걸고 룰루랄라 다시 마을 구경에 나섰다~
거리의 모든 사람들이 나의 김밥봉지를 쳐다보고 있는 듯한 기분
뚜껑 열고 스포츠카 타고 가는 포스 따위는 가볍게 옆차기로 날려줄 수 있을 듯한 의기양양함이다
그렇게 잠시 걸어서 도착한 곳은 바로
이곳
경주 내물왕릉이 있는 곳이다
능의 둘레가 무려 68m이고, 그 지름만도 22m에 이르는 거대한 왕릉이다
바닥에 조금씩 내려 앉기 시작하는 낙엽들이
어느새 경주에도 가을이 불쑥 다가와 있음을 알려주는 것만 같은 모습이다
나는 괜히 이런 곳에 나오면 흙바닥에 앉아보고 싶은 생각이 든다
물론 그러지 말라는 이야기도 많이 듣지만 지금까지 늘 앉기도 하고, 때로는 눕기도 했지만
별탈 없이 건강하게 잘 살아가고 있다
그래서 또 잠시 털썩 주저 앉아버린 대책없는 방쌤
일어서서 바라보는 모습과 바닥에 앉아서 바라보는 숲의 모습이 참 많이 다르다는 느낌이 든다
눈높이를 조금 낮추었을 뿐인데
드디어 나에게도 찾아온 행복한 식사시간~~~~
안어울리는 듯 하기도 하지만 은근히 분위기나 데코에 꽤나 신경을 쓰는 나
기왕 먹는 밥! 더 이쁜 곳에서 기분 좋게 먹으면 더 맛있다는 것이 나의 지론!
왕릉에서 나와 지나가는 길에 나의 눈을 사로잡은 너무 고운 빛의 꽃들
보는 순간 '그래! 바로 여기야~' 라는 생각이 들어 바로 자리를 깔았다. 나름 입가심을 위해 커피도 미리 준비해오는 센스!!!
드디어 1년만에 다시 만나는 교리김밥의 모습
솔직하게 말하면 그렇게 특이한 점은 없다
다만 김밥 속에 달걀 지단의 양이 상당히 많다는 것
그런데 신기하게도 맛이 좋다는 것이다. 뭔가 달달한 것이 입맛을 끌어당기는 매력이 있다
물론 안에 들어가는 재료들은 거의 비슷하지만, 그 재료들을 손질하고 조리하는 과정에서 뭔가 다른
교리김밥만의 비법이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배부르게 식사를 마치고 이제는 마을 밖으로 나서는 길
해도 이제는 뉘엇뉘엇 넘어가고 있는데 김밥집 앞에 줄은 아까보다도 더 길어졌다
그냥 포기하고 돌아가시는 분들도 부지기수
근데 줄이 아무리 길어도 솔직히 기다리는 시간은 그렇게 오래 걸리지 않는다
김밥을 싸시는 분들도 여러 분이시고 그 속도도 상당히 빠르기 때문에 조금만 기다리면 금방 차례가 다가온다
그러니 조금만 인내심을 가지고 폰이나 가지고 놀면서, 아니면 나처럼 사진이나 찍으면서 조금만 기다리시면
색다른 맛의 김밥을 맛 보실 수 있을 것이다^^
마을 안에는 이런 한정식 집들도 여럿 보인다
여기는 그나마 가격이 조금 저렴한 편인데 정말 비싼 곳은 제일 저렴한 메뉴가 거의 5-6만원에 육박하더라는!!!
15.000원도 결코 저렴한 가격은 아니지만 경주에 온 김에 연잎밥 정식 정도는 괜찮은 메뉴가 될 거라는 생각도 든다
가게 안쪽 마당의 분위기가 너무 좋아서 일단 기억속에 담아두기로~
날씨가 참 좋았는데 교촌마을을 돌아보는 동안에는 날씨가 조금 흐린 편이었다
그래서 사진들도 대부분 조금 어두운 편이라 조금 아쉬운 생각이 들기도 했다
화사하고 이쁜 마을의 모습을 담아가고 싶었는데ㅜㅠ
마을을 나가면서 만난 천하대장군과 지하여장군
왠지 표정이 뭔가 사람을 놀리는 듯한 짖궂음이 가득하다고 느낀건 나뿐인가?
그냥 혼자 멍하니 바라보고 있는데 그냥 그런 생각이 들었다
경주향교와 내물왕릉을 둘러싼 울창한 숲, 또 이끼가 가득한 고택들이 가득한 경주교촌마을
경주는 대부분의 유적지들이 신라와 연관된 곳들인데, 그 한가운데 조선시대의 한옥마을의 복원되어 있다는 것도 재미있는 부분이었다
과거와 현재를 동시에 볼 수 있는 홍보관을 비롯해서 직접 전통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시설들도 많이 있어서
관광과 교육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을 수 있는 역할을 하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알음알음 입소문이 나면서 점점 그 인기를 더해가는 경주교촌마을이다
흐르는 물 위에 술잔을 띄우고 시를 주고 받던 '포석정' |
교촌마을에서 다시 출발
다음 목적지는 그 인근에 위치한 '포석정지' 이다
교촌마을에 머무르는 동안 하늘이 갑자기 심술을 부리더니 다시 맑아진 모습
포석정은 알려진 이름에 비해서는 찾는 사람들이 그렇게 많지는 않은 곳이다
안의 경관은 아주 아름다운 편이나 관광을 위해 경주를 찾으신 분들에게는
구경거리가 사실 조금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그리고 포석정에 대한 정보와 안내가 조금 부족하게 느껴지기도 하고
포석정의 모습
돌에 홈을 파서 그 안으로 물을 흐르게 하고, 그 물에 술잔을 띄워 연회를 즐기던 곳이다
돌의 홈모양이 구불구불해서 그 모양이 꼭 전복을 닮았다고 지어진 이름이 바로 포석정이라고 한다
언제 만들어졌는지 정확한 기록은 없지만 통일신라시대의 것으로 추측한다
원래는 궁이 있는 곳이었지만 현재 궁은 모두 없어지고 이렇게 돌로 된 구만 남아있다
이전에는 저수지에서 올라온 물을 홈 안으로 뿜어주던 큰 거북이 상이 있었다고 하는데
어디로 누구에 의해 옮겨졌는지는 정확하게 알 수 없다고 한다
원래 이곳은 통일신라시대 연회를 즐기던 곳이라는 의견이 생각되어 왔는데
1998년 제사에 사용되는 그릇들이 이 곳에서 대량 출토되면서
이곳이 신라시대 왕실의 별궁이 있었던 장소이고,
나라를 위한 크고 작은 제사의식이 있었던 장소라는 의견이 현재는 지배적이다
포석정의 정원에도 이미 가을이 다가와 있는 모습
스탬프투어 중이라 시간이 조금 부족하기는 했지만 어떻게 이런 길을 두고 그냥 지나갈수가 있을까?
잠시 카메라를 꺼두고 조용히 걸으면서 마음으로, 또 머리로 여유를 만끽하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아무런 준비도 없이, 또 기본적인 정보도 없이 예전에 찾아왔었던 포석정과 오늘 내가 만난 포석정은 전혀 다른 곳이었다
마음이 맞는 사람들이 둘러 앉아 술잔을 흐르는 물위에 띄어 가며 서로 시를 논하던 그 모습을 떠올려보니
그렇게 평화롭고 멋스럽게 느껴질수가 없었다
우리 선조들의 여유로운 삶의 모습을 잠시나마 닮아 가고 싶었던 시간이었다
잠깐!
아직 끝나지 않았다!
감상에 젖어있던 모습은 잠시 뒤로 밀어두고 다시 시작되는 경주 스탬프투어!
다음 목적지는 바로 '천마총을 품고있는 대릉원과 경주오릉' 이다
경주여행은 계속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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