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쌤의 여행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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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단풍 / 경주용담정 / 용담정
가을 경주 용담정 단풍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여행지 경주
일년 내내 많은 관광객들을 불러들이는 곳
하지만 가을에 유독 더 아름다운 곳들이 있다
1년에 한 번! 가을이 되면 꼭 찾게되는 곳
그 곳들 중 하나가 바로 경주 용담정이다
용담정으로 들어가는 길
비가 부슬부슬 내리고있는 날이었지만 그 아름다운 가을의 풍경을 가릴수는 없었다. 달리던 차를 멈추고 잠시 갓길에 차를 멈추게 만드는 풍경. 아직 용담정까지 올라가려면 800m 가까운 좁은 길을 더 올라가야 하지만 벌써부터 가슴은 용담정에 도착한듯 설레어오기 시작한다. 용담정은 도착해서 보는 그 풍경도 물론 아름답지만 주차장까지 들어가는 길도 굉장히 아름다운 곳이다. 너무 빠르지 않게 조금은 천천히 올라가는 것이 훨씬 더 좋을 것이다
드디어 주차장에 도착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차에서 내리면 제일 처음 만나게 되는 모습이다. 비가 내리는 날씨였음에도 불구하고 역시나 많은 사람들이 용담정의 가을을 즐기기 위해 이 곳을 찾은 모습이었다
듬성듬성 보이는 단풍나무들의 색도 너무 곱지만 용담정은 사실 샛노란 은행나무들로 더 인기가 많은 곳이다
용담정
용담정을 둘러싸고있는 구미산에 구름이 잔뜩 얹혀진 모습이다. 왠지 더 신비로운 느낌이 들기도하는 아름다운 풍경. 가볍게 용담정을 둘러보는 것도 가능하고 원하신다면 뒤의 구미산으로 산행을 가는 것도 가능하다. 직접 올라보지는 못했지만 코스가 그렇게 길지는 않다고 들었다. 꽤나 높은 위치에서 시작하는 등산이라 2-3시간 정도면 가볍게 원점회귀 산행이 가능할 것 같다. 경주의 금오산을 남산이라고 부른다면 구미산은 아마도 서산이 될 것이다. 그 서산의 기운을 가득 받은 곳이 바로 이 곳 천도교의 성지 용담정이다
은행잎이 가득 깔려있는 아름다운 가을의 길. 이미 너무 빨리 떨어져버려 조금 아쉬운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그 모습마저도 내 눈에는 그저 아름답게만 느껴진다. 비가 내리는 날씨라 많이 고민을 한 여행인데 역시나 떠나길 너무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늘 그렇듯이,,,
입구를 들어서면 제일 먼저 만나게 되는 아이
담장 너머로도 살짝 그 모습이 보이는데 유난히도 붉은 빛이 또렷한 아이라 항상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오는 나무이기도 하다. 바로 옆에 하얀 벽이 있어서 그런지 그 색이 더 붉게만 느껴진다
용담정으로 올라가는 길
왼쪽에 동학의 창시자인 최제우의 동상이 보인다. 용담정은 그리 크지 않은 7평 남짓의 작은 목조건물이지만 천도교의 1세 교조 최제우선생이 득도를 하고 용담유사를 쓰고 포교활동을 하기도 한 곳이다. 지금은 가을의 아름다운 풍경을 만나러 오는 사람들이 더 많은 용담정이지만 1919년 3.1운동 당시 교도가 300만명에 이를 정도로 규모가 큰 민족의 종교였다.
함께 걸어도 좋고
혼자 걸어도 좋은
아름다운 가을의 길
비까지 내려주니 그 풍경이 한 층 더 고즈넉하게 느껴진다
빗방울을 가득 머금은 붉은 단풍들
그 아래에서 내리는 비를 잠시 피해 쉬어가는 시간을 가져보기도 한다. 원래 비가 오는 날에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여행을 떠나길 꺼리는 편이다. 우산이나 비옷도 챙겨야 하고 또 아이들이 있다면 준비해야할 짐들이 너무 많고 옷도 젖을수 밖에 없어서 불편한 점들이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막상 한 번 떠나보면 비내리는 날에만 느낄수 있고 즐길수 있는 여행도 분명 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평소보다 더 천천히 걷게 되고, 잠시 처마 밑에서 비를 피해 쉬어가면서 천천히 둘러보게 되는 그 풍경들 또한 평소와는 너무나 색다르게 다가오기 때문이다. 평소에 익숙하게 가던 곳도 비가 내리는 날 혼자 천천히 걸어보면 전혀 다른 풍경으로 느껴지는 경험을 해보신 적이 다들 있으실 것이다. 그런 또 다른 재미가 있기 때문에 비가 내리는 날도 평소와 다름 없이 여행을 떠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용담정
조선후기 서학을 바탕으로 불교, 성리학을 포괄하는 새로운 사상이 최제우에 의해 창시되게 된다. 이전에 존재하던 학문과는 다르게 이론에서 멈추는 것이 아니라 실천을 강조한 전혀 새로운 모습의 사상에 많은 사람들은 이끌림을 받게 된다. 최제우는 이 곳 용담정에서 득도한 후 인간, 우주, 자연은 하나라는 '시천주' 사상을 정립했다. 이를 2세 교조 최시형이 '사람이 곧 한울님'이라는 인시천으로, 3세 교조 손병희는 '사람이 이에 한울' 이라는 '인내천' 으로 발전을 시키게 되었다.
용담정은 천도교의 성지인 동시에
최제우의 영정이 모셔져있는 곳이다
그림 같은 풍경
그리고 그 가운데 암자 하나
평소에는 가을이면 발 딛을 곳 없이 붐비는 곳이지만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 때문인지 사람의 인기척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해마다 용담정을 찾은지 벌써 수년째지만 이렇게 한산한 모습의 용담정을 만나는 것은 나도 이번이 처음인것 같다. 잠시 혼자 처마 아래 마루에 걸터 앉아서 나 홀로 가을 용담정의 풍경을 혼자서 가득 즐겨보는 호사를 누려보기도 한다.
잘 그려놓은 한 폭의 풍경화
빠르게만 지나간다던 가을도 여기서는 조금 더디게 멈추어가는 모양이다. 아마 가을도 이 곳에는 잠시라도 머물러 쉬어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나 보다
이제 다시 내려오는 길
갈때의 풍경과 올때의 풍경이 참 많이 다르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여행을 다니다보면 늘 드는 생각이지만 같은 장소라도 바라보는 시선에 따라 참 많이 다르게 보인다는 느낌이 든다. 어떤 눈으로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 같은 사물도 전혀 다르게 보이는 것이다. 나는 과연 어떤 눈으로 매번 마주하는 풍경들을 바라보고 있을까? 애정이 가득 담긴 따스한 눈길이었으면 좋겠다,,, 라는 생각을 괜히 한 번 해보기도 한다
용담정은 거의 폐허의 수준으로 방치되고 있다가 1974년 구미산이 경주국립공원으로 편입되면서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고 한다. 용담정, 용담수도원, 포덕문 성화문 등의 현판 글씨는 박정희 대통령의 친필로 잘 알려져있다. 뭐 딱히 애정이나 관심이 있지는 않지만 박정희의 아버지인 박성빈도 동학의 접주였다고 한다.
내려오는 길에는
다른 길로 한 번 걸어볼까?
용담정으로 오르는 길은 공원에서 2개로 나뉘어진다. 물론 중간에 다시 만나기는 하지만 그 느낌은 전혀 다른 길이라 두 길을 모두 꼭 걸어봐야한다. 은행나무와 단풍나무들이 양 옆에서 격하게 반겨주는 환상적인 길, 내려올 때 걸으려고 일부러 올라갈 때는 바라보지도 않고 아껴두었던 길이다
이런 풍경,, 이랍니다
환상적이죠?^^
청초함과 화려함의 콜라보!
아까 올라가는 길에 보았던 유난히 붉은 단풍나무 한 그루. 나가는 길에 1년이라는 기다림이 너무 아쉬워 다시 한 번 쳐다보게 된다. 내년에 더 이쁜 모습으로 꼭 다시 만나자~^^
눈길이 저절로 가서 닿는 가을의 풍경
비가 와서 떠날까? 말까? 고민이 되었던 여행, 결론적으로는 비가 와서 더 즐거운 여행이 되었던 것 같다. 항상 사람들로 붐비는 경주를 만나다가 이렇게 한적하게 즐길수 있는 가을의 아름다운 경주를 만날 수 있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내게는 너무 즐거운 가을여행이었다. 때로는 여행을 떠나기 전 이런저런 고민들을 하다가 타이밍을 놓쳐서 여행계획을 취소하는 경우도 있었다. 그런 경우 10에 8-9은 대부분 시간이 지나고 난 후 후회가 되었던것 같다. 그래서 요즘에는 몸이 너무 힘들거나 바쁜 경우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원래 계획대로 여행을 떠나는 편이다. 여행을 다니면서 적어도 후회를 남기고 싶지는 않으니까! 비내리는 경주도, 그 다음날 찾은 반성수목원의 비내리는 메타세콰이어 숲길도 모두 너무 아름다웠다
비가 내려서 또 다른 모습의 용담정을 만났어요
귀찮다고 집에 있었으면,,, 울뻔했네요^^
즐겁게 감상하셨으면 공감 꾸~욱!
인스타, 스토리, 페북에서도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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