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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 선암사
나는 사실 개인적으로 사찰을 그렇게 좋아하고 즐겨 찾는 편은 아니다
작년에 등산을 다니면서도 대한민국에서 손에 꼽는 유명한 곳들을 많이 지나쳤으나
그냥 지나는 길에 잠시 들러서 그 내부를 구경하는 정도가 전부였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이상하게 나에게 큰 의미를 가지고 있는 곳이 하나 있다
그곳이 바로 전라남도 순천, 조계산 아래 위치하고 있는 '선암사' 이다
은근히 조금 지치기도 하는 시기였고
어디론가 떠나고는 싶은데 마땅한 목적지를 정하지 못하고 있던 내게
불현듯 머리속에 떠오른 한 곳, 바로 선암사였다
창원에서 한시간 반 정도를 달려서 도착한 주차장
더 안쪽으로도 주차장이 있지만 나는 그 안으로 걸어들어가는 길은 참 좋아한다
그래서 주차는 항상 이곳에~
이제는 자주 찾아오다보니 많이 익숙해진 주차장의 모습이다. 마치 살고있는 동네의 주차장인양...
잠시 쉬어갈 수 있는 바람도 시원한 그늘아래의 정자 하나
먼저 구경을 마친 사람들이 일행들을 기다리는 장소들 중 하나이기도 하다
선암사는 조계산도립공원 내에 위치하고 있다
그래서 조계산의 산행을 위한 출발지의 위치도 함께 겸하고 있는 곳이다
작년에 선암사에서 송광사까지 등산을 위해 이곳을 찾았었던 기억도 생생하다
친절하시게도 현재의 위치를 알려주시고 계시는 한 분
누구신지는 모르지만 감사합니다^^ㅎ
주로 산행은 선암사나 송광사에서 출발해서
장군봉, 작은굴목재(개인적으로 제일 빡쎈구간!!!), 연산봉을 거치는 코스를 잡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주차장에서 선암사로 걸어 들어가는 길
개인적으로 내가 제일 좋아하는 길 중 하나이다
이 길에도 어느듯 가을이 듬뿍 내려앉은 모습
매표소에 도착
입장료는 2.000원 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가을이다
편안한 마음으로 천천히 혼자 걸어가는 길
걸어 들어가는 내내
옆에서는 시원하게 흘러내려가는 계곡물이 들려주는 소리가
마음 깊숙한 곳까지 적셔주는 기분이 든다
들어가는 길 옆에 놓여있는 수많은 부도들
천 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얼마나 많은 분들이 이 곳 선암사를 스쳐 지나가셨을까
장수를 상징하는 거북이의 모습
왠지 표정에서 심술이 느껴지기도 한다
부처님을 보호하듯
탑을 이고 있는 네마리의 사자상
사자가 맞는지는 정확하게 모르겠다
들어가서 보기에는 죄송스러워서 멀찌감치에서 바라보기만 했다
원래 이 자리에는 무려 70년 동안이나 선암사를 지키고 있던 장승이 서있었다
보통 장승의 수명이 10년이 채 되질 않는데 조직이 치밀한 밤나무로 만들어져서 그 내구성이 상당했다고 한다
지금은 본인의 임무를 충실하게 모두 마치구 경내의 설선당에 보관 중이라고 한다
이 아이는 그 후 새롭게 만들어진 장승
보통 남녀 한 쌍이 있는 것이 대부분인데 특이하게도 선암사 입구에는 남자장승 두개가 서있다
승선교
선녀들이 목욕을 하다 하늘로 승천했다는 전설이 전해지는 곳이고
우리나라에서 가장 자연스럽고 우아하다는 평을 받고있는 무지개다리이다
다리의 아래부분이 천연석을 이용하여 지어져서 기 튼튼함이 다른 다리들과 비교할 수가 없다고 한다
아래 개울쪽으로 내려가는 길이 있는데
그 아래에서 승선교가 물에 비친 모습이 정확한 원형을 만들어낸다
또 승선교 아래에서 바라보는 강선루의 모습은 선암사를 찾는 모든 사람들이
가장 사진으로 담고 싶어하는 장면들 중 하나이기도 하다
강선루
왼쪽 기둥 중의 하나가 계곡에 빠져있는 모습이 신기하다
강선루에 올라서서 내려다보는 크고 작은 두개의 다리가 보여주는 그림이 너무 아름답지만
올라가는 입구가 잠겨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시원한 계곡의 물소리에 나도 모르게 저절로 이끌려 내려간다
조용하게 흐르며 만들어내는 그 물소리가 너무 고요하고 평화롭다
혹시나 물살이 흔들릴까봐 작은 움직임 조차도 조심스러워진다
선암사 삼인당
타원형의 연못 안에 알 모양의 섬이 있는 특이한 모습의 연못이다
바라는 것 없이 사랑하라
알고있으면서도 제일 어려운 부분이다
항상 내가 사랑하는 만큼, 그 사랑을 되돌려 받기를 원하니...
송광사로 넘어가는 갈림길이다
산행을 위해서는 왼쪽 탐방로로 가야하고
선암사로 올라가기 위해서는 오른쪽 길로 가야한다
작년보다 이정표가 한결 더 정돈된 느낌이다^^
먼저 생을 마감한 대나무들 사이에서 피어난 푸른 잎사귀들
선암사 일주문
그 표기방식이 특이하다
바람소리에 은은하게 울려퍼지는 종소리가 고요한 선암사의 풍경과 너무 잘 어울린다
다행히 내가 도착했을 때는 사람들이 그렇게 많지 않아
한적하게 절의 구석구석을 둘러볼 수 있었다
일주문을 지나면 만나게 되는 범종루의 모습
범종루 바로 옆에 위치하고 있는 종각
설선당과 만세루 사이로 바라보는 선암사 경내의 모습
건물들이 지붕들이 전부 맞 닿아 있는 듯 보여 깊은 공간감이 느껴진다
범종루를 통과해서 들어오면 정면에 보이는 만세루의 모습이다
육조고사라는 현판을 이곳 선암사에 붙인 것은 중국의 선승 육조 혜능이 조계산에 살았던 것과 마찬가지로
선암사가 조계산에 위치한 인연을 기리기 위해서인데,
글씨는 서포 김만중의 아버지 김익겸(1614~1636)이 썼다고 전해진다.
왼쪽에 선암사의 대웅전이 보이고 오른쪽에는 심검당이 보인다
대웅전과 심검당, 또 만세루와 선선당이 그 마당을 공유하고 있는 모습이다
대웅전 앞 마당에서 가장 시선을 끄는 것은 역시나 보물로 지정된 2개의 3층석탑들이다
왼쪽에 있는 것이 서삼층석탑이고, 오른쪽에 있는 것이 동삼층석탑이다
두 석탑은 외관상 모양과 크기가 거의 같다.
지붕돌 위에는 호형과 각형 두 단으로 이루어진
몸돌 받침이 있는데 이는 다른 탑에서는 볼 수 없는 독특한 모습이다.
정면에 조사전을 바라보며 올라서는 계단길
팔상전과 불조전 앞 마당에서 만나는 나무 한 그루
얼마나 오랜 시간 저 자리에 서서 이 곳을 찾는 많은 사람들은 반겨주었을까
그 변함 없는 모습에 새삼 고맙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팔상전의 모습
석가여래의 전생에서부터 열반에 이르기까지의 모습을
여덟장의 사진으로 그려놓은 것을 팔상도라고 부르고
그 팔상도를 모셔 두고 석가여래를 기리는 곳을 팔상전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팔상전에서 옆에 난 통로를 따라 조금 더 위로 올라가면 만나는 원통전
원통은 모든 소리를 마음대로 들을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는 관세음보살을 말하고
관세음보살을 본존으로 모신 사찰의 건물을 원통전이라고 한다
이곳에서는 특히나 말조심 해야겠다는 생각이 머리속을 떠나질 않는다
다 듣고 계신다고 하니...
선암매 옆으로 나있는 작은 쪽문으로 들어선다
그 뒤 응진당으로 들어서는 길
응진당 옆 이름모를 건물에서 잠시 쉬어가기도 했다
바람이 많지는 않았지만 그늘이 주는 그 시원함이 느껴지는 곳이었다
응진당 뒤에 자리하고 있는 삼신당의 모습
마을의 수호신으로 모시는 신목이 있는 곳이다
응진당 옆에 있는 쪽문으로 나가서
돌아보니 이런 모습이 문이었다
선암사가 좋은 이유가 바로 이런 점들이다
더 크게, 더 좋게 증축이나 새로운 건물들을 짓는 것도 얼마든지 가능하겠지만
증축보다는 보수 위주로 사찰을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유지, 관리하려 애쓰는 점
너무 가난한 사찰이지만 마음속에는 끝없는 부유함과 평안함을 주는 사찰이다...
라는 아주 오래전 어느 스님이 남긴 글귀처럼
운수암으로 가는 길에 만나는 선암사 중수비
조선 숙종 때 건립된 비로
정유재란으로 불탄 선암사를 다시 세웠다는 내용을 기록한 것으로
조선시대의 석비로는 뛰어난 작품에 속한다
운수암까지는 더 들어가지 않고 발걸음을 돌려 나오는 길
선암사를 둘러 본 후에 순천만으로 가서 그 곳의 일몰을 보려고 하는 것이 오늘의 계획
길이 조금 막힐 것을 예상하면 잠시 후 이곳에서 출발을 해야
일몰전에 용산전망대에 오르는 것이 가능해 보인다
처마 끝에 걸린 종이 불어오는 바람에 흔들리는 모습이
내가 항상 상상하던 선암사의 그 모습을 보여주는 것만 같아
맘이 한 없이 편안해짐을 느낄 수가 있었던 순간
선암사에서 또 굉장한 인기를 자랑하는 곳이 하나 있다
바로 뒷간! 화장실이다
"정월 초하룻날 똥을 싸면 그 떨어지는 소리가 섣달 그믐날 들린다." 는 이야기가 있을 만큼 그 깊이가 남다르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에 있는 그 많은 화장실들 중 유일하게 문화재로 지정되어있는 곳이기도 하고
예전 한 광고에서 선승이 볼일을 보고있는 동안 눈 쌓인 겨울날에
동자승이 뒷물로 쓸 대야를 들고 기다리고 있던 모습으로도 많이 알려진 곳입니다
또 안에서는 밖이 훤하게 보이나 밖에서는 그 안의 모습이 전혀 보이지 않는 것으로도 유명하죠
또 제가 좋아하는 작가 중 한 분인 정호승시인이 본인의 시
'선암사' 에서 이렇게 쓰기도 했습니다
『눈물이 나면 기차를 타고 선암사로 가라
선암사 해우소로 가서 실컷 울어라
해우소에 쭈그리고 앉아 울고 있으면
죽은 소나무 뿌리가 기어다니고
목어가 푸른 하늘을 날아다닌다
풀잎들이 손수건을 꺼내 눈물을 닦아주고
새들이 가슴 속으로 날아와 종소리를 울린다
눈물이 나면 걸어서라도 선암사로 가라
선암사 해우소 앞
등 굽은 소나무에 기대어 통곡하라』
해우소를 지나 왼쪽에 성보박물관을 끼고
다시 아까의 범종루로 향하는 길
사람이 없는 선암사 경내의 길은 항상 나의 마음을 편안하게 만들어준다
이대로 헤어지기 아쉬운 마음에 다시 한 번 바라보는
동삼층석탑의 모습
하늘도 참 푸른 아름다운 날이다
들어왔던 길로 그대로 나갈 수도 있지만
선암사 일주문을 지나쳐서 조금만 더 걸어 들어가면 이렇게 야생차체험관으로 이어지는 다리가 하나 보인다
모르시는 분들도 아주 많은 길이라 찾을 때 마다
혼자 산책하듯 걷게되는 정말 아름다운 길이다
아직 가보시 않으신 분들은 꼭 한 번 걸어보시기를 권하고 싶다^^
그렇게 길지는 않은 길이지만
한 번 걷고 나면 당분간은 그 길을 걸었던 그 느낌과 기억이 머리속을 떠나질 않는다
숲을 벗어나니 길 가에는 흐드러지게 피어있는 구절초들
역시나 가을의 전령은 코스모스이다
선암사 힐링투어를 마치고 이제 다시 주차장으로 나서는 길
나오는 길에 야생차체험관에도 들렀었는데 생각보다 그 곳에서의 사진이 많다
보여드리고 싶은 것들도 너무 많고
그래서 별도로 정리를 해서 다음에 다시 글을 올리기로 결정했다
내가 선암사 만큼이나 좋아하는 곳이고 쉬어 갈 수 있는 그림같은 정자도 하나 품고있는 곳이다
<사진을 클릭하시면 원본감상 가능합니다^^>
찾고 또 찾아도 좋은 곳이 나에게는 선암사이다
예전에도 좋았고, 지금도 물론 좋지만
한살한살 나이가 들고, 시간이 더 지나갈수록 익숙해지는 친구처럼 더 편안함을 안겨주는 선암사
집에서 출발할 때는 걱정도, 고민도 많아 마음이 조금 무거웠으나
그 모든걸 제 짐인양 말끔하게 날려준 고마운 친구같은 존재이다
마음과 몸이 힘들고 지치시는 분들~
더 고민하지 말고 선암사를 한 번 찾아보시길!^^
곧 '야생차체험관' 이야기로 다시 돌아오겠습니다
COMING SOO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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