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여행 / 안동여행 / 안동 가볼만한 곳 / 도산서원
퇴계이황 선생의 가르침이 남아있는 곳
도산서원
늦은 가을의 안동여행, 그 마지막 목적지는
퇴계이황 선생의 학문과 덕행을 기리고 추모하고 위해서
1574년에 경북 안동에 지어진 서원, 바로 도산서원이다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매표소를 지나 도산서원으로 들어가는 길
늦은 가을의 정취가 아직 남아있는 모습이다
입장료는 어른 1.500원
나름 저렴한 가격이다
입장권에 보이는 저 도산서원의 모습은
천원권 지폐의 뒷면에 담기면서 더 익숙하게 다가오는 듯 하다
호수에 가득 담긴 하늘의 모습이
늦가을의 풍경과 정말 잘 어울리는 느낌이다
구름이 호수에 잠겨 천천히 흘러가는 듯한 착각에 빠지는 것만 같다
시사단
도산서원 앞 강 건너편에 지어진 시사단은
1792년 정조가 영남지방에서 과거가 치뤄진 것을 기념하기 위해 지은 곳이다
그 당시 과거시험에 응시했던 사람이 자그만치 7천여명에 달해서
추가로 과거시험을 치를 수 있는 장소가 필요했었다고 한다
그래서 도산서원 맞은 편의 송림에 시험 장소를 마련했었고
그 사실을 기념하기 위해서 비와 비각을 세웠다고 전해진다
송림은 안동댐 공사로 수몰이 되어 현재 사라졌고
그 자리에 10m 높이의 단을 세워 비와 비각은 그 모습 그대로 옮겨 놓았다고 한다
나름 송림의 분위기를 느껴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배려인가?
건물 주위로 옹기종기 심겨져 있는 나무들이 앙증맞다
도산서원 앞마당의 왕버들나무
전해지는 수령은 4-500년 이라는데
그 나이가 정확하지는 않다
열정
이름이 참 강렬하다
네모난 석조우물로 도산서당 시절부터 사용하던 우물이다
우물은 마을이 떠나가도 옮겨가지 못하고, 길어도 줄지 않으며, 오가는 사람 모두가 즐겨 길어 마시는 것과 같이,
사람들은 주인 없는 무궁한 지식의 샘물을 두레박으로 길어 마시듯, 자신의 노력으로 인격과 지식을 쌓아,
누구나 즐겨 마실 수 있는 샘물과 같이 사회에 꼭 필요한 인물이 되라' 는 교훈을 주고 있다
왼쪽에 철제 판넬로 막혀있는 곳이 농운정사이다
현재는 보수공사중...
퇴계선생이 직접 기본 설계를 했었다고 전해지고
도산서원에 거주하던 제자들의 기숙사의 역할을 하던 곳이다
입구에 들어서면 정면에 보이는 곳이 진도문이다
도산서당의 위쪽으로 서원을 건립하면서
도산서당과 농운정사의 사이에 진입로가 만들어졌다
진도문은 이 길을 따라서 서원으로 들어가는 문으로
아래쪽의 서당과 위쪽의 서원의 영역을 구분하는 역할을 한다
도산서당
선생이 몸소 제자들을 가르치던 곳으로
서원 내에서 가장 오래된 건물이고 퇴계선생이 직접 설계한 곳이다
사색과 연구를 계속하며 제자를 교육하던 단칸반을 완락재라 하고
그 뜻은 '완상하여 즐기니 족히 여기서 평생토록 지내도 싫지 않겠다' 이고,
제자를 가르치며 휴식을 취하던 마루는 암서헌이라 불렀는데,
'학문에 대한 자신을 오래도록 가지지 못해서 바위에 깃들어 조그마한 효험을 바란다' 라는
겸손의 뜻을 담고 있다
퇴계선생의 소박한 삶의 모습이 느껴지는 공간이다
도산서당 뒤뜰에도 늦가을의 고즈넉함이 가득 내려 앉아있다
오전 내내 비가 내리더니
오후가 되니 하늘이 맑게 개인다
옆에서 바라본 도산서당의 모습
광명실
진도문 양 옆으로 동명광실과 서명광실이 있다
원래는 동명광실만 있었는데 서명광실은 근래에 들어서 증건되었다
광명실은 책을 보관하고 열람할 수 있는 오늘날의 도서관인데
현판은 퇴계선생의 직접 쓴 것이다
습기를 방지하기 위해서 누각식으로 지어졌고
'광명'이 뜻하는 것은 '많은 책이 서광을 비추어 준다' 라고 한다
광명실 앞 마당에 가득 깔린 붉은 단풍들이
마치 붉은 융단을 깔아놓은 듯한 모습을 만들어내고 있다
광명실을 지나서 진도문을 들어서면
전교당 오른쪽에는
동재 박약재가
왼쪽에는 서재 홍의재가 위치하고 있다
동재와 서재는 원생들의 기숙소이다
동재에 기숙하는 원생들이 서재의 원생보다 선배이지만
두 건물은 규모나 장식에 있어서 차이를 보이지는 않는다
전교당
도산서원의 강당에 해당하는 곳으로 1574년에 처음 지어졌고
1969년에 보수된 곳이다
전교당 정면의 현판은 조선 중기의 명필 한석봉의 글씨로 더 널리 알려져 있다
무서운 장비들로 굉장히 진지하게 촬영에 임하시는 분들이 계셨는데
사람들이 너무 많이 드나들다 보니 촬영에 어려움이 많아 보였다
그래서 구경하던 사람들이 잠시 자리를 피해드리는 센스를 발휘!
그래도 군데군데서 갑자기 튀어나오는 사람들은 도저히 어쩔 수가 없었다ㅜㅠ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위해서 자료들을 만들고 계시는 중이라고 했다
부디 좋은 결과가 있기를 간절한 마음으로 함께 바래본다
삼문
상덕사로 들어가는 사당문으로
계단 때문에 문 안쪽과 높낮이가 맞질 않아서 전면 기둥을
기단 아래에 세워놓은 모습이 조금 특이하다
잠시 허리 펴고 하늘도 한 번 올려다 보고
이제 서원을 한 바퀴 돌아서
다시 나가는 길
오른 쪽에 보이는 건물은 '상고직사' 이다
서당영역에서의 고직사와 구분하기 위해서
서원의 고직사는 상고직사라고 부르고
서당의 고직사는 하고직사라고 불렀다
서원의 고나리와 식사 준비를 위해 지어진 건물로 노비들이 거처하던 곳인데
일반 살림집의 형태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옥진각
내려오는 길에 만나는 옥진각은 퇴계선생의 유물전시관으로 1970년 완공되었다
옥진각에는 퇴계선생이 생전에 쓰던 베개와 자리를 비록한 많은 유물들이 전시되어 있고
매화 벼루, 옥서진, 서궤 등의 문방구에서는 학문연구와 제자 양성에 힘을 기울였던
선생의 손길이 느껴지기도 한다
고등학교 역사시간에 무슨 얘긴지도 모르면서
그냥 달달 외우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그때는 저런 말들이 왜 그렇게 낯설고 어렵게만 느껴지던지...
그렇다고 지금은 쉽게 느껴진다는 그런 이야기는 절대 아니다..
어려운건 나이가 들어도 똑같이 어렵다
털끝만큼도 자신이 못났다는 생각을 하지 마십시오!
이 부분에서 괜히 기분이 좋아지면서 자신감이 급상승 했다
역시 위대하신 분이라는 생각이 다시금 떠오르는 순간
서원에서 나오면 만나게 되는 아름다운 강변의 풍경
강에 하늘이 가득 담겨있는 모습에 잠시 숨을 고르고 쉬어가게 된다
계절을 잊고 피어난 노란 개나리들
가을에 잠시 따스한 시기에 봄과 그 환경이 너무 비슷해서
이렇게 꽃을 피우는 아이들이 있다고 한다
진달래도, 개나리도, 철쭉도...
철 모르고 피었다가 된 서리를 맞기도 하지만
가끔 계절을 비껴가서 이렇게 뜻하지 않은 즐거움을 주는 아이들이
나는 마냥 고마울 뿐이다
덕분에 더 기분 좋게 이번 안동여행을 마무리 할 수 있었다
날씨가 조금 더 따뜻해지고, 꽃 피는 계절이 돌아오면
다시 한 번 찾아보고 싶은 편안하고 따뜻한 곳이었다. 안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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