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쌤의 사진이야기
진주수목원 / 진주 경남수목원 / 숲길 산책
메타세쿼이아길 / 진주 메타세쿼이아길
진주 경남수목원 메타세쿼이아길
계절의 여왕 5월, 벌써 그 5월의 마지막 날.
산책을 즐기기 참 좋은 계절이다.
거리는 초록으로 가득하고, 길가에는 예쁜 꽃들이 옹기종기 모여 지나는 이들에게 인사를 건넨다
이 계절이 되면 생각나는 많은 예쁜 길들 중 하나이다.
진주 경남수목원 내에 있는 메타세쿼이아길. 경남수목원에는 총 3개의 메타세쿼이아길이 있다. 항상 가장 많은 사람들이 찾는 잔디 광장 바로 옆에 있는 메타세쿼이아길, 그리고 사람들은 잘 모르는 그 조금 뒤편 차들이 지나는 도로 바로 옆에 있는 메타세쿼이아길, 그리고 마지막 하나가 내가 가장 좋아하는 수목원 입구 왼쪽 편에 있는 메타세쿼이아길이다.
항상 다른 곳들에 비해 사람들의 수가 많지 않은 곳이라 더 좋아하게 된 것 같다. 당연히 그 길 자체의 모습도 참 아름다운 곳이다.
D750, 120mm, 1/100 sec, F/4, iso 160
아이들이 신나게 뛰어놀기에, 어른들이 가볍게 산책을 즐기기에 너무 좋은 길이다. 그래서 이 계절이 되면, 또 메타세쿼이아 나무들이 붉은 빛으로 물들어가는 늦가을에도 한 번 씩 생각나는 길이다.
그냥 아무 생각없이 하늘 올려다 보며, 또 눈 앞에 길게 펼쳐지는 초록빛 길을 바라보며 터덜터덜 걷고 싶은 그런 길이다. 걷고 있으면 머릿속의 복잡한 생각들은 모두 사라지고, 이 예쁜 메타세쿼이아길과 나, 그 둘만 온전히 남아있는 것만 같은 기분이 든다. 그런 약간은 공허하면서도, 또 부족함 없이 꽉 찬 것 같은 느낌이 동시에 드는 이 길이 난 참 좋다.
D750, 120mm, 1/100 sec, F/4, iso 110
1주일 동안 쌓였던 스트레스, 그리고 일상의 고단함들은 하나, 둘 내려 놓으며 걷는 길.
그래서 더 좋은 것 같다.
사실 출발할 때는 컨디션이 조금 좋지 않았다. 지난 밤 잠도 거의 자지 못했고, 오전에는 출근도 했었기 때문에 그냥 아무 것도 하기 싫은, 그냥 당장 침대로 몸을 던져 넣고 싶은 마음이 더 컸던 날이다.
하지만 참 신기하다.
막상 도착해서 걸어보니 아까의 그 노곤함은 깨끗하게 사라져버린다. 휴식이라는 것이 마냥 침대에 누워 눈을 감고 있는 행위 그 자체만은 아니라는 것을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된다.
나는 또 이렇게,
하루를 잘 보내고, 또 잘 쉬었다.
사진을 가만히 보고 있으니, 얼굴에 살짝 미소가 떠오른다.
장소 : 진주 경남수목원 메타세쿼이아길
다녀온 날 : 2020년 5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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