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쌤의 서울여행
서울여행 / 한양도성투어 / 백악구간
북악산 / 숙정문 / 한양도성 스탬프투어
혜화문 → 숙정문 → 창의문
오늘도 계속 이어지는 한양도성투어, 오늘 소개해드릴 구간은 혜화문에서 숙정문(북대문)을 넘어서 창의문(자하문)까지 이어지는 백악구간이다. 사실 체감하는 난이도도 가장 높은 구간이고 볼거리, 경치 면에서도 가장 훌륭했던 곳이라는 생각이 든다. 가파른 계단길이 끝없이 이어지는 구간이라 그 걷는 길이 조금 힘들기는 하지만 주위 경치를 천천히 둘러보면서 올라간다면 그렇게 힘들다는 생각이 많이 들지는 않을 것이다
든든하게 돈까스로 배를 가득 채우고
이제는 출발이다. 돈까스 가게에를 바라보다가 뒤로 돌아서면 저렇게 바로 성곽길이 이어지는 모습이 보인다. 혼자 다녀도, 나 처럼 길치라도 누구든 쉽게 찾을 수 있는 진입로다
서울성곽길에 대한 간단한 소개
이 성고가은 1396년 태조 5년에 쌓아서 만든 것으로, 조선시대의 수도인 한양을 에워싼 도성이다. 1422년 세종 4년에 흙으로 쌓은 부분을 모두 돌로 바꾸고 여장을 쌓아 성벽을 더 높게 만드는 보수 공사를 하였다. 1704년 숙종 30년에는 취약한 부분을 튼튼하게 고쳤고, 영조 때에는 동쪽 성곽에 적을 쉽게 방어하고 감시 할 수 있는 치성을 쌓았다. 성곽의 둘레는 총 그 길이가 18km에 달하고, 높이는 약 12m 가량으로 한양을 둘러싼 북악산, 인왕산, 남산, 낙산의 능선을 잇고있다
처음부터 계단길로 시작되는 오늘의 구간, 은근히 땀 좀 흘리겠구나... 하는 생각이 드는 순간이었다
잠시 가파른 계단길을 올라서니 그 옆으로는 성북동의 모습이 내려다 보이고
저 멀리 북한산의 모습도 선명하게 시야에 들어온다. 아래로 보이는 집들이 꼭 미니어쳐 같다는 생각이 든다
성곽의 안쪽 길을 따라 걸어가본다. 사람이 하나도 없어 더 한적하게 걸을 수 있었던 멋진 길, 담장 너머로는 서울 시가지의 모습도 눈에 들어온다
쉬어갈까?
와룡공원까지는 이런 나즈막한 오름길이 계속 이어진다
그러다 막판에 이런 무지막지한 경사의 계단 하나가 떠~억 등장. 너무 놀라거나 긴장하실 필요는 없다. 굉장히 짧게 끝이 나는 계단이고 나중에 북악산에 가게되면 이런 계단들이 끝도 없이 이어진다. 비교의 대상은 절대 아니지만 우스개소리로 대한민국 산에 있는 계단들은 모두 다 모아 놓았다는 월악산의 그 철계단들이 살짝 떠오르기도 했었다
오르다 잠시 힘겨워 뒤를 돌아보면 역시나 이런 멋진 풍경들이
힘을 내서 계속 오른다
하늘도 너무 푸르른 날
사람들이 북적이는 소리가 들려오는 것을 보니 이 곳이 와룡공원인 것 같다
와룡공원
서울에 있는 공원들을 찾아 갈 때 마다 이런 모양으로 적힌 공원들의 이름을 만나게 되는데 참 이쁜 것 같다. 멀리서도 잘 보이고 글씨도 이쁘고...창원에도 이런 것들 조금만 벤치마킹 하면 안될까? 그냥 혼자 궁시렁궁시렁거리는 시간...
이제는 성벽 밖으로 나있는 성곽길을 따라서 이동
말바위까지도 이제 700m 정도 밖에 남질 않았다. 물론 이제부터는 산길이라는 것이 살짝 걱정이 되기는 하지만 그래도 산행이라면 나름 이골이 나게 해봤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오늘 나의 스키니+니트+코트+보라돌이운동화...가 크게 제약이 될 것이라고는 믿고 싶지 않다ㅡ.ㅡ;;;
성벽 아래쪽의 길은 완전 음지라 바닥이 살짝 얼어있는 곳들이 많이 있었다. 이럴 때일수록 더 조심조심~ 움직여야 한다
600년의 시간이 흘렀지만 그 지어질 당시의 모습들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는 성벽들. 이 구간에서는 모든 시대에 지어진 성벽의 축조방식들을 한 눈에 파악할 수가 있었다. 가장 최근에 지어진 정사각형의 다듬어진 돌로 지어진 성벽과 가장 오래 전에 지어져서 큰 돌들을 먼저 쌓고 그 사이 빈틈에 작은 돌들로 메워진 형태의 성벽. 한 눈에 함께 보는 그 모습이 마냥 신기할 뿐 이었다
한 동안 이어지는 계단길을 따라서 오르다 보면
이런 전망대를 하나 만나게 된다. 삼청공원과 말바위안내소의 사이에 있는 곳인데 서울시가 지정한 우수 조망명소라고 한다. 그럼 당연히 올라 가봐야지~
끝도 없이 시원하게 펼쳐지는 서울시의 조망, 멀리에는 조금 뿌연 느낌이 강해서 아쉽기는 하지만 이정도면 굉장히 만족스럽고 맑은 풍경이라고 생각한다. 가슴까지 시원해지는 순간이다
이쪽이 성북구의 방향인가? 올라서면 종로 방향과 성북구 방향이 보인다고 하던데 어디가 어딘지를 모르니까 조금 답답하기도 했다. 서울은 서울인데 말이다..
이제는 다시 말바위 안내소를 찾아서 출발~
힘들게 올라왔는데 내려가라니까 괜히 속상하다. 조금만 있으면 또 숙정문으로 무섭게 치고 올라가야 할 일이 불 보듯 뻔한데...ㅜㅠ
그래도 항상 즐겁게 순응하며 웃으며 따라가는 걸 보면 참 단순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다시 떠오르는 순간. 세상 참 살기 편안 스타일이다
음..
뿌...옇...다... 이게 내가 말로만 듣던 서울의 그 탁한 공기의 실체인 것인가
급하게 안으로 피난! 말바위 안내소에서 창의문까지는 자유롭게 출입이 가능한 구간이 아니다. 그래서 이 곳에서 형식적이지만 신분증을 제출하고 출입명부를 작성한 후에 번호표를 받아야만 출입이 가능하다
1968년 1.21사태 이후 40년 가까이 출입이 제한되다가 2007년 부터 시민들에게 다시 개장이 된 구간이다. 그 길에는 군사시설이나 초소들도 여전히 많이 남아있어서 사진촬영이 제한되는 구간들이 굉장히 많다. 사실 거의 대부분이라고 보면 된다. 괜히 카메라 들이밀고 있으면 조용히 다가와서 카메라를 친절하게 구석구석 검사하는 군인들을 만나게 된다. 나도 3-4번 정도는 친절하게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사진들을 보여줬어야 했으니...나중에는 귀찮기도 하고 찍지도 않았는데 계속 들이대니 조금 피곤하기도 해서 그냥 아예 카메라를 잠시 꺼버리기도 했었다. 다들 주의하시길~
드디어 입장!!!
내 번호표는 280번. 이 사진을 찍으려고 잠시 목에서 이름표를 풀었는데 바로 군인분이 달려오시더라는...깜짝 놀랐다. 이 구간에서는 꼭 이 목걸이를 목에 걸고 있어야 된다고 하셨다. 이 정도 까지 엄격할 줄은 몰랐었기 때문에 괜히 미안하기도 하고 당황스럽기도 한 순간이었다. 다른 분들은 절대 목에서 이 아이를 떨어트리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 군인분이 몇 초 만에 옆에 다가와 있는 모습을 목격하게 될 것이다
마땅히 찍을 사진들이 없다. 이런 성벽의 사진들 밖에는...
사진을 찍지 않으면서 움직이려니 조금 심심하기는 했었지만 그래도 그 나름대로 편안하게 걸으면서 주위 경치들을 더 자세하게 둘러볼 수 있어서 즐겁기도 했었던 것 같다. 항상 사진을 찍는답시고 주위의 사소한 것들은 또 놓친 것들이 없었나... 하는 생각도 들고
숙정문이다
숙정문은 한양도성의 북대문으로 남대문인 숭례문이 '예를 숭상한다'는 뜻을 가지고 있는 것에 대비하여 '엄숙하게 다스린다' 라는 뜻으로 지어진 이름이라고 한다. 처음에는 숙청문이었지만 후에 숙정문으로 이름이 바뀌었다. 괜히 숙청...문 이라고 하니 그 뜻은 다를지 모르겠지만 더 무섭게 느껴지는 곳이다. 괜히 주위에 군인들까지 바글바글하니 더 그런 느낌이 들었던 것 같기도 하고. 여하튼 서울의 도성들 중에 양쪽으로 성벽이 연결되어 있는 것은 이 문이 유일하다고 한다
궁금하니 2층으로 올라가서 바라본 숙정문의 모습
조용히 성곽길을 따라서 걸어가는 중
군사시설, 철조망, 초소... 등이 절대 나오지 않게 사진을 찍어야 하다보니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자세와 요령으로 최선을 다해 담아봐도 이런 정도의 모습 밖에는 나오지가 않는다
너 혼자만 색이 뽀~얗네. 너무 튀는 것 아니니? 예나 지금이나 튀는 놈들이 한 둘 있는 것은 어쩔수가 없나 보다
성벽을 따라 걷다보면 돌에 이렇게 글자가 새겨져있는 모습들을 가끔 만나게 된다. 당시에도 공사실명제가 시행되었다고 하는데 '각자성석' 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한양도성 전체 구간 중에서 동대문 인근 구간에서 가장 많이 보이는데 성곽을 정비하는 과정에서 발견된 각자성석들을 그 구간에 다 모아 놓았기 때문이라고 한다.
태조, 세종 때의 각자성석에는 구간명과 구간별 축성 담당 군현의 이름이, 조선 중기 이후의 각자성석에는 감독관과 책임기술자의 이름, 날짜 등이 기록되어 있다
1.21사태 소나무
백악마루에서 청운대로 내려가는 길에 있는 나무 한 그루, 수령이 200년 정도 된 나무인데 15발의 총탄 자국이 남아있다. 이 자국들은 1968년 1월 21일 청와대를 습격하려 침투한 북한 특수부대원들과 우리 군경이 교전을 벌였던 흔적이다.
이 곳에서 바라보면 백악과 북한산 사이에 있는 평창동이 한 눈에 들어온다. 평창이라는 이름은 선혜청의 부속 창고인 평창이 이 곳에 있었다는 것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다시 계단을 따라 힘겹게 올라가는 길
백악마루
도성에서 가장 높은 곳으로 '백악산 정상 342m' 라고 적힌 표석이 서있다. 이 곳에 서면 경복궁과 세종로는 물론 한강 건너 63빌딩까지 한 눈에 들어온다. 처음 성을 쌓을 때 공사구간을 97개로 나누었는데 천자문 순서에 따라 붙였다고 하니 그 시작은 '천', 또 그 마지막은 '조' 였다. 이곳이 바로 '천' 구간에 속하는 곳이다
앗! 저 멀리 검은 구름이 피어오르는 모습이 보인다. 불이 난 것 처럼 보였는데 부디 큰 사고가 아니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촬영 제한구역들을 피해서 사진을 찍으려니 사진들의 구도가 다들 조금씩 이상하다
이제는 그냥 쉼 없이 이어지는 내리막 계단길이다. 반대쪽에서 올라오면서도 경사가 꽤 심하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볼것도 하나 없이 계속 계단만 이어지는 길이라 이 방향으로 올라오는 길이 사실 더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냥 백악구간만 탐방하는 것이 목적이라면 창의문에서 출발 하시지 말고 혜화문 쪽에서 출발하시는 것이 훨씬 더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다 내려와서 촬영해도 된다는 허락을 받고 찍은 한 장의 사진
이 곳에서도 촬영이 가능한 장소와 방향이 정해져있다. 딱 이 모습으로만 촬영이 가능하다고 한다. 저 뒤로 윤동주 시인의 언덕으로 이어지는 길이 살짝 보인다
신분증 확인은 필수이니 꼭 준비하시길 바란다. 산책 삼아서 오셨다가 신분증이 없어서 헛걸음 하시는 분들을 꽤 많이 봤었다. 신분증 필수!
창의문 위에 나란히 서있고, 앉아있는 7개의 잡상들
오늘 긴 여정의 중간 종착지 역할을 한 창의문
창의문은 인왕산과 백악이 만나는 지점에 있는 문이다. 사소문 중 유일하게 조선시대 문루가 그대로 남아있다. 이 문루는 임진왜란 때 소실되었던 것을 영조 17년 다시 세운 것이다. 영조 때 문루를 다시 세우면서 인조반정 때 반정군이 이 문으로 도성에 들어온 것을 기념하기 위해 공신들의 이름을 새긴 현판을 걸어 놓았다. 현재는 자하문으로 더 많이 불리는데, 이 문 부근의 경치가 개경의 승경지였던 자하동과 비슷하다고 해서 붙은 별칭이다
잠시 벤치에 앉아서 휴식을 취하는 중인데 다리가 조금 땡글땡글 하기는 하지만 오늘도 역시나 즐겁게 이어지는 서울성곽길 탐방. 앞으로 이어질 인왕산 구간을 머리 속으로 정리 해보면서 커피 한 잔의 여유를 즐겨보는 시간을 가졌다. 너무 작아서 잘 보이지도 않지만 성곽길이 이어지는 곳이라는 화살표가 친절하시게도 담벼락에 병아리 눈알 만한 크기로 붙어있다. 그래도 있는 것이 어디인가...하면서 혼자 슬쩍 위로도 해보고... 조금만 더 보기 좋게 개선을 해주시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혜화문에서 백악을 넘어 창의문까지 이어지는 백악구간.
백악(북악산)은 옛 서울의 주산으로 내사산 중 가장 높은 곳이다. 산세가 '반쯤 핀모란꽃' 에 비유될 만큼 아름답다고도 한다. 산세도 물론 아름답고 살아있는 역사의 흔적들을 느끼기에도 충분한 멋진 곳이었지만 아직은 통제가 아주 심한 구간이라 사진을 좋아하시는 분들께는 정말 제약이 많을 것이다. 산을 다니면서 길게 이어지는 산의 능선길을 사진으로 담는 것을 가장 좋아했었는데 그런 사진들은 아직 꿈도 꿀 수 없는 구간이다. 만약 멀지 않은 가까운 시일 내에 통제가 조금만 더 느슨해진다면 꼭 다시 찾아서 걸어보고 싶은 길이다
이미 다리가 땡글땡글...
소중한 공감 하나에 방쌤은 또 다시 인왕산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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